"이 폭염에 개학이라니 너무한다는 생각입니다. 남들은 피서 갈 시기에…."
3일 대구 31개 고등학교가 개학을 해 2학기 일정을 실시하자,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짧은 여름방학'에 대한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여름방학이 2, 3주나 짧아진 데다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 속에 개학을 앞당기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논란 때문이다.
낮 기온이 36, 37℃를 오르내리는 혹서기에 등교한 학생들은 교실이 덥다고 아우성이었다. A고교의 한 학생은 "집보다 더운 교실에서 수업을 하니 집중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B고교의 학생도 "고3 교실이 위치한 꼭대기 층에는 에어컨을 가동해도 열기를 가라앉힐 수 없었다"고 불평했다. 또 어떤 학교는 방학 후 오랜만에 가동하는 교실 팬 쿨러가 작동하지 않아 학생, 교사 모두 진땀을 흘려야 했다.
더운 날씨에 단축 수업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오늘 개학한 대부분의 고교가 정규수업 외 보충수업, 야간 자율학습을 예정대로 실시했다.
올해 짧은 여름방학 후 8월 초 개학한 이유는 수능과 학사 일정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은 고교 3학년 2학기 때 수능시험을 친 뒤 겨울방학에 들어가기까지 한 달 넘게 학교 교육과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았고, 이로 인해 수능시험 이후 12월 초 겨울방학에 들어가려다 보니 여름방학이 줄게 됐다는 것이다.
즉 교육부의 학사 운영 내실화 방침으로 여름방학이 짧아졌다는 설명이다. 또 올해부터 학기 중 1주일가량 쉬는 단기방학 제도가 도입돼 학사 일정을 조정하기 빠듯해진 점도 여름방학이 줄게 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각 학교에 고교 3학년과 1, 2학년을 분리해 3학년만 여름방학을 짧게 가져가는 방안도 적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으나, 학교 현장에서 이 안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았다"며 "근무 일수 등을 둘러싸고 각 학년 담당 교사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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