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나라→성누리…끊임없는 성추문 확대 재생산

김형태 강용석 최연희 박희태… 성추문 사건 잊을 만하면 터져

3일 오후 성폭행 논란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심학봉 의원의 구미 지역구 사무실에서 한 직원이 나와 출입문을 잠그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3일 오후 성폭행 논란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심학봉 의원의 구미 지역구 사무실에서 한 직원이 나와 출입문을 잠그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새누리당은 잊을 만하면 터지는 잇따른 성추문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심학봉 의원의 성폭행 혐의가 불거지면서 새누리당이 또다시 성추문에 휩싸인 것과 관련,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3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정부'여당의 성추문은 연중행사"라고 꼬집었다.

유 최고위원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폭력에 가까운 여성 인턴 성추행 사건, 정몽준 전 대표의 여기자 성추문 사건, 안상수 전 대표의 성비하 발언,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골프장 캐디 성추행, 강용석 전 의원의 아나운서 성희롱 등 나열하기도 어렵다"고 비판했다.

◆끊이지 않는 새누리당 성추문

지난 2012년 김형태 전 의원이 제19대 총선 직전 동생의 부인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우여곡절 끝에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당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총선 후 곧바로 탈당했다. 김 전 의원은 임기 중 공직선거법(명예훼손) 위반혐의가 인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강용석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의원도 지난 2010년 18대 국회의원 시절, 국회의장배 전국대학생토론회 후 남녀 대학생 20여 명과 함께한 뒤풀이 자리에서 "아나운서는 모든 것을 다 줄 생각을 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아나운서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여자 아나운서들은 "수치심을 느꼈다"며 고소장을 접수했고 새누리당은 강 전 의원을 제명, 강 전 의원은 무소속 의원이 됐다.

최연희 전 한나라당 의원 역시 지난 2006년 술자리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했다는 사실이 확인돼 당시까지 쌓은 명성을 한꺼번에 잃었다. 최 전 의원은 사건 사흘 뒤 당직(사무총장)을 내려놓고 탈당했다. 법원(2심)은 최 전 의원의 심신상실(만취해 사리분별이 어려움)을 인정해 선고를 미뤘고 최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했다. 최 의원은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으나 이렇다 할 의정 활동을 보이지는 못했다.

이 밖에도 국회의장을 지낸 박희태 새누리당 상임고문은 골프장 진행요원을 성추행한 혐의가 인정돼 법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나서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평생을 쌓아온 명예를 한순간에 날려버린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성추문이 터질 때마다 지나간 일들이 다시 들춰져 당의 이미지가 말이 아니다"며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 당 지도부의 고심이 더욱 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솜방망이 처벌이 화 키워"

정치권에선 성범죄에 대한 새누리당의 안일한 인식이 화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추문에 휩싸인 정치인들에 대한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3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성범죄자에 대한 새누리당의 처벌수위가 너무 낮아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이라며 "성범죄자에 대한 출당조치 및 원칙적 공천배제 등 강력한 처벌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명문대'고시 출신 국회의원의 몸에 밴 특권의식과 여성을 성적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남성중심 문화의 폐해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권력을 이용한 범죄행위라는 점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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