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게임 정도, 150개 이상은 던져야 운동 되죠."
최근 대구시민야구장 3루 방면 보조 투수연습장에서 기자와 캐치볼을 한 조도길(64'대구 서구 평리동) 씨는 "오늘도 한 게임 하고 왔다"며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작고 마른 체격이지만 조 씨는 18.44m 거리의 마운드에서 간결한 투구 자세로 힘차게 공을 던졌다. "공이 빠르다"고 칭찬하자, "아리랑 볼"이라며 겸손해했다.
손녀를 둔 할아버지인 조 씨는 대구에서 생활체육 야구(사회인 야구)를 즐기는 동호인 가운데 최고령자이다. 오로지 야구만으로 건강을 지킨다는 조 씨는 올해 50세 이상으로 구성된 '노노야구단'의 창단을 주도했다. 야구단 이름 '노노(No老)'는 늙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는 13명의 선수로 지난 5월 창단한 노노야구단의 감독을 맡았다. 노노야구단은 대구 최초의 장년 야구단이다.
야구 동호인 활동 6년 차인 그는 "나이가 들면서 젊은 선수들과의 주전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었다"며 "나이에 맞는 야구단이 필요해 창단에 앞장섰다"고 했다.
노노야구단은 이달 말 시작되는 대구 달성군야구연합회의 토요 3부 리그에서 공식 경기 일정에 돌입한다. 노노야구단은 그동안 10차례 연습경기를 통해 8승을 올리는 등 실력을 가다듬었다.
조 씨의 생활체육 야구 입문은 특이하다. 보통 야구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아들이 야구를 시작하지만, 조 씨는 야구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아들을 응원하다 본격적으로 야구 선수가 됐다.
그는 "2010년 아들이 뛰는 '미르' 감독의 권유로 그 팀에 가입했다. 캐치볼을 하는 것을 본 감독이 투수를 하라고 한 뒤 줄곧 마운드에 서고 있다"고 했다. 조 씨는 이때부터 지난해까지 대구지역의 각종 생활체육 야구 리그에서 활동하며 다승, 탈삼진, 방어율 등 투수 부문에 걸린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동구야구연합회의 '바다음향' 소속으로 10경기에 등판, 4패 방어율 6.93을 기록했다. 7이닝으로 진행되는 생활체육 야구에서 그는 1경기를 완투했으며 총 33.1이닝을 던졌다. 조 씨의 아들 정욱(40) 씨는 지난해 아버지와 같은 팀에서 투수로 활약하며 9경기에서 패전 없이 6승을 올렸다.
조 씨는 야구팀에서 활동하며 항상 인성을 중요시한다고 강조했다. 노노야구단에서는 더욱 인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타인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운동하면서 욕설을 내뱉는 선수들이 있으면 조용히 따로 만나 타이른다"라며 "이 덕분에 최우수모범상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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