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이 두드러기

입술 부풀거나 얼굴이 퉁퉁 복통·호흡 곤란 겪을 수도

최봉석 경북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최봉석 경북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주부 박모(35) 씨는 최근 생후 11개월 된 아이를 돌보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처음 아이의 입술 주변에 살짝 부풀어 오른 물집을 봤을 때는 벌레에 물렸다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기저귀를 갈기 위해 아이의 옷을 벗기는 순간, 박 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붉은 반점이 아이의 몸 전체에 번져 있었던 것. 부랴부랴 병원을 찾은 박 씨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알레르기로 두드러기가 나타난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이들에게 두드러기는 흔한 질환이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음식이나 약물, 벌레 물림,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두드러기가 나타난다. 대부분 24시간 내에 사라지지만 6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두드러기가 생기거나 심한 경우 호흡 곤란이 오는 경우도 있다.

◆두드러기 원인 대부분 못 찾아

두드러기는 피부나 점막 혈관의 투과성이 커지면서 일시적으로 혈장 성분이 빠져나와 피부 조직에 축적되는 질환이다. 이때 피부는 벌레에 물린 것처럼 붉거나 흰색으로 부풀어 오르며 심한 가려움증이나 따끔거림을 느끼게 된다. 두드러기와 비슷하지만 피부의 깊은 곳부터 부풀어오르며 통증을 일으키는 증상을 혈관부종이라고 한다.

두드러기와 혈관부종은 대개 치료하지 않아도 24시간 이내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며 치명적인 경우는 없다. 그러나 두드러기가 심한 경우 입술이 부풀거나 얼굴이 붓고, 어지럼증이나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또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천명음이 나거나 저혈압을 유발하는 경우에는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수주 이내 증상이 완전히 없어지는 급성 두드러기는 식품이나 약물, 곤충 독,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특히 어린이들은 바이러스로 인해 두드러기가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6주 이상 두드러기가 반복되는 경우는 만성 두드러기로 분류된다. 만성 두드러기의 경우 숨어 있는 다른 원인 질환이나 식품 알레르기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급성 두드러기의 50%, 만성 두드러기의 70%는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다.

◆특정 상황만 반복적으로 발생하기도

외부 요인 없이 생기는 특발성 두드러기는 비교적 증상이 잘 호전되고, 수개월에서 수년 정도 지나면서 저절로 낫는 경우가 많다. 특정 상황에서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물리 두드러기도 있다. 물리 두드러기에는 콜린성 두드러기와 일광 두드러기, 한랭 두드러기 등이 대표적이다. 콜린성 두드러기는 운동할 때나 땀을 많이 흘릴 때 주로 발생한다. 일광 두드러기는 햇볕에 노출된 부위에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한랭 두드러기는 찬 온도에 노출되면 두드러기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두드러기가 생겼을 때 눈 주위나 입술이 퉁퉁 붓는다면 혈관부종이 동반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통, 메스꺼움, 구토 등 소화기 증상이나 쉰 목소리,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식품첨가제가 만성 두드러기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아스피린, 소염진통제, ACE 억제제 등의 약물은 두드러기나 혈관부종을 악화시킨다.

두드러기 치료 약물로는 항히스타민제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만성 두드러기는 치료 반응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며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최봉석 경북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발진이 반복되는 경우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고, 두드러기가 심할 때 사진을 자세하게 찍어뒀다가 의사에게 보여주면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 최봉석 경북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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