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일반계 고등학교의 2015학년도 대학 진학률은 83.9%였다. 90%가 넘던 2000년대 중반 이후 해마다 떨어졌다. 이런 현상은 2007학년도부터 수시전형 비율이 정시보다 높아지면서 두드러진 것이다. 또, 교육열이 높은 수성구의 고교와 비수성구에 있지만 상대적으로 우수한 자원이 몰리는 자사고와 외고의 진학률도 떨어졌다.
대학 진학률이 떨어졌다는 것은 재수생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재수생이 늘어나는 것은 수도권 등 상위권 4년제 대학으로의 진학을 고집하는 학생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졸 취업난이 심각한 현실에서 재수를 해서라도 보다 취업이 잘되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학생과 학부모의 뜻을 나무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대구의 진학률 하락의 원인이 주로 수성구 학군과 자사고 및 외고 학생들의 취업을 위한 상향 지원 경향에다 대다수 일반계 고교들의 수시 적응력 부족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대구 고교들의 수시 전략이 미흡하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그동안 대구시교육청과 각 학교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아직도 수시 대책은 타 지역과 비교해 많이 떨어진다.
대구의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수시에 대한 인식과 대응 전략에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얘기다. 상위권 학생 위주로 수시 프로그램을 진행해 중'하위권 학생들의 재수 비율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분석이 있다. 또한 수시를 '안 돼도 그만'이라는 보너스 기회로 생각하고 대부분 상향 지원해 정시 이상의 진학 기회를 놓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진학률을 높이려면 재수생 비율이 높은 논술 위주에서 탈피해 재학생에게 유리한 학생부 중심 전형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학교에 따라 학생의 특성에 맞는 수시 전략을 고 1, 2때부터 모색해 수시 전형을 노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시와 정시를 선택해 집중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학교 단위로 시행하고 교육청도 적절한 지원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학부모와 교사, 교육 당국의 노력과 역량을 결집해야 대학 진학률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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