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저는 50대 중반 재혼녀이며, 초혼인 연하의 남편과 재혼하여 10여 년을 살았습니다. 첫 결혼에 실패한 후 '인생은 외로움'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오다, 현재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남편은 친구 한 명 없이 외롭게 나이(40대)가 들었지만 순수하고 착했습니다. 저에게는 모든 것을 아끼지 않고 베풀고, 작은 일에도 성의를 보여서 결혼했습니다. 그러나 결혼 후 지금까지 남편은 경제적으로 무능력합니다. 또 남편과는 만족스러운 잠자리 한 번 못 하고 각방을 쓰며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생활력이 없을뿐더러 자존심만 내세우며 자신이 한 약속도 지키지 않아서 희망이 없습니다. 외로움 극복은커녕 날마다 싸워서 심신이 지쳐버렸습니다. 이혼하려고 여러 번 가정법원에도 갔었지만, 그때마다 남편은 각서를 쓰면서 잘하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잔소리를 하면 말문을 닫고 몇 개월씩 남남으로 지냅니다. 다혈질인 제가 참다못해 폭발하여 소리치고, 가재도구를 뒤엎고, 위협 삼아 칼을 들이대기도 했습니다.
"부부가 뭡니까. 싸우기도 하지만 같이 자고 나면 풀리는 것이 부부 아닙니까. 따뜻하게 손 한번 잡아주면 저도 화가 풀립니다. 그러나 말문을 닫은 남편은 각방을 쓰면서도 아무 일도 없는 척 태연하게 세월만 보내고 있습니다. 답답해 미칠 지경입니다."
저는 일찍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새엄마 아래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서, 남편의 무한 사랑을 받으며 오순도순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무능력하고 목석같이 무덤덤해서 살맛이 나지 않습니다. 이혼을 원하지만 남편은 죽어도 이혼은 못 한다고 합니다. 돈은 제가 벌면 됩니다. 제 바람은 행복한 부부로 정을 나누며 사는 것뿐입니다. 이렇게 여자를 사랑할 줄도 모르고, 남자구실도 못 하는 무능력한 남편과 끝까지 참고 살아야 합니까?
◆해법= 적극적이고 열정적이며 책임감 있는 귀하가 소극적이며 냉랭하고 의존적인 남편과 사느라, 숨통이 막히고 지칠 대로 지쳐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인 것 같아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많은 가정에서 남편이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가족을 리드합니다. 아내는 그저 보조하며 남편을 따르기만 하면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귀하의 경우 착하기만 한 연하의 남편을 만나 하나에서 열까지 앞장서서 가정을 이끌어 나가고 있으니, 때로는 남편에게 기대어 편하게 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또한 부부간 열정을 쏟으며 신나게 살고 싶은 마음이 매우 큰 것으로 여겨집니다. 스스로 말했듯이 다혈질의 급한 성격인 귀하가 자존심만 강하고 무능력한 남편이 잠자리마저 소극적이니 얼마나 답답하고 숨이 막힐지 짐작이 갑니다. 귀하는 겉으로 이혼을 들먹이지만 진정 원하는 것은 남편의 뜨거운 사랑입니다. 어린 시절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계모 아래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사랑받으려고 노력하며 정신없이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중년의 나이가 되었으니 자신을 총체적으로 뒤돌아보며 여유를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첫째,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한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고, 이전 결혼에서의 실패 원인과 현재 남편과의 삶에서 불만스러운 부분의 공통점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 후에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구체화해야 합니다. 둘째, 남편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남편은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라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고, 늦은 나이가 될 때까지 미혼으로 그럭저럭 지냈습니다. 어린 시절 성장 배경 등을 통하여 현재의 남편을 분석하고 이해한 후에 남편이 용기를 갖고 아내에게 다가올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합니다. 셋째, 남편과의 신체적 만남을 점진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일 3분간 말없이 눈 맞추기, 손잡고 사랑스럽게 쳐다보기, 각방에서 같은 방 사용하기 등의 순서로 한 걸음씩 다가가는 연습을 반복합니다. 부부관계에서는 신체적 접촉, 성생활의 화합이 매우 중요합니다. 귀하도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남편과 따뜻하게 손잡고 사랑을 속삭이며 교감을 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남편은 적극적이며 열정적인 귀하를 성생활로 만족시키지 못할까 봐 두려움이 앞서고 위축되어 잠자리 자체를 피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남자는 자존심 하나로 살고, 여자는 사랑으로 산다고 합니다. 귀하의 남편은 매사에 앞장서는 아내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먼저 다가갈 용기를 잃었습니다. 상대가 기죽지 않게 부드럽게 요청하며, 실수도 받아주는 너그러운 마음이 필요합니다. 넷째, 부부가 함께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합니다. 구체적 부부 대화 기술을 습득해, 서로의 진심을 오해 없이 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희망을 갖고 노력하면 행복한 부부로 거듭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해법 도출 과정= '전쟁터에 나갈 땐 한 번 기도하고, 항해 길에 나설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결혼할 땐 세 번 기도하라'는 러시아 속담도 있듯이 남녀가 결혼해, 일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힘든 과정입니다. 부부는 성격 차이, 다른 성장 배경 등으로 수많은 갈등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 갈등을 해결하는 최고의 수단은 대화 기술입니다. 부부 사이의 대화는 언어적 대화뿐 아니라 비언어적(신체적) 대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본 사례의 부부 역시 신체적 대화의 교류가 차단되어 다혈질의 아내가 파괴적 언어, 폭력적 행동을 일삼습니다. 각자의 다른 성장 과정과 성격 차이는 물론 성생활에서의 차이가 매우 두드러진 것으로 보입니다. 부부싸움 후 남편들은 아내와 잠자리하는 것이 해결의 지름길이라 생각하며 몸으로 먼저 다가오지만 아내들은 마음이 풀려야 몸이 열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남자는 자존심에 목숨을 걸고, 대부분의 여자는 사랑에 목숨을 건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우 갈등 해결의 핵심은 첫째, 아내는 현재 자신의 모습을 깊이 이해하고 격려하며, 자신이 진실로 원하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둘째,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남편의 특성을 파악합니다. 셋째,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부부가 함께 언어적'비언어적(신체적) 대화 기술을 익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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