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선물보다는 이야깃거리 있는 선물이 낫지 않나요? 대구 제품의 우수성도 알리고요."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 집무실(대구시청 2층)에 마련된 대구 중소기업 제품 홍보장이 지역 공직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김 부시장의 집무실에 들어서면 대형 진열장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간다. 진열장에는 대구 중소기업이 생산한 안경과 화장품, 비누, 가방, 지갑 같은 소품들이 보기 좋게 정리가 돼 있다. 이 진열장은 김 부시장이 주문해 최근에야 제품들을 모두 채우면서 완성됐다. 진열장 아래 칸에는 물품이 빠지면 바로 채워놓을 수 있도록 새 물품을 가득 채워놨다.
직책상 중앙정부나 해외 출장이 많고, 집무실로 방문하는 VIP손님이 많은 그는 예전부터 대구 중소기업 제품들을 선물로 주곤 했다. 그러다 아예 제품 진열장을 집무실에 차린 것이다. 김 부시장은 "제품들을 소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업 소개와 대구시책 안내로 이어지게 된다. (내가) 장사꾼이 다 됐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가장 인기있는 제품으로 천으로 만든 명함집을 꼽았다. 이 명함집은 대구디자인센터에서 주관하는 '더 나누기' 사업으로 탄생했다. 더 나누기는 지역 섬유업체에서 버려지는 원단을 새 제품으로 재가공한다. 시니어클럽의 어르신들과 사회적기업, 자활센터 등에서 100% 수작업으로 생산된다. 버려지는 원단이 명함집, 필통, 지갑, 파우치, 가방 같은 멋진 선물로 바뀌는 것이다. 김 부시장은 "한 장관님께 명함집을 선물로 드렸더니 정말 좋아하더라"며 "미국, 유럽 출장길에 특히 인기"라고 했다.
안경도 인기 품목이다. 최근 대구시로부터 Pre 스타기업에 선정된 '한별 광학'의 선글라스와 지역업체가 OEM으로 외국 기업에 납품하는 브랜드 안경테가 눈길을 끈다. "가볍고 착용감이 좋은 울템 소재 안경테는 대구가 최고죠. 여기에 고급스러운 무늬까지 넣어 값싼 중국산과는 확실한 차별화를 이뤘어요." 부시장실을 방문하는 손님들과의 첫 대면에서 이런 얘기들로 말문을 트면 분위기가 금세 부드러워진다고 했다.
중국인 손님들에게는 한방 화장품이 인기다. 대구 연구소기업인 ㈜루비크라운이 만든 마스크 팩과 바르는 화장품이다.
김 부시장은 "한 유명 브랜드 손수건 상품이 대구에서 100% 납품한다는 얘기를 하면 다들 깜짝 놀란다. 그러면 섬유도시 대구에 대한 자랑으로 자연스레 화제가 옮겨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는 결국 판로개척"이라며 "공무원이 나서서 지역 제품을 홍보하면 그 제품이 더 신뢰를 받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 부시장의 이런 '세일즈 행보'에 대해 시청 안팎에서는 '신선하다'는 평가다.
한 안경업체 대표는 "대구 사회가 보수적이라 변화에 늦다고들 하는데 이처럼 공무원들이 나서서 지역 제품을 홍보해주는 것은 큰 변화이고, 기업에는 큰 힘이 된다"고 반가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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