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굿바이, 진갑용…사실상 은퇴, 전력분석원으로

프로 19년 중 17년 삼성맨, 21세기 7번의 우승 일등공신

삼성 진갑용이 은퇴를 선언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진갑용이 은퇴를 선언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제가 운이 좋아서 우승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좋은 투수들도 만났고요.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게 섭섭하지 않을 리 없지만 팀과 후배들을 위해 결정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의 '영원한 안방마님' 진갑용이 마스크를 벗었다. 1999년 삼성과 당시 OB의 트레이드로 푸른 유니폼을 입은 지 17년 만이고, 1997년 프로 데뷔 이후 19년 만이다. 진갑용은 시즌 동안 선수 신분을 유지한 채 삼성의 원정경기 전력분석원으로 일하며, 해외 연수를 거쳐 본격적인 지도자의 길을 걸을 계획이다.

이날 포항야구장에서 만난 진갑용은 "은퇴 의사를 구단에 먼저 밝히고 나서 상의를 많이 했다"며 "코치로서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아 전력 분석 업무를 먼저 배우게 됐다"고 밝혔다. 또 "포수 출신이라는 게 지도자로서 장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국'일본 연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뛰어난 리더십과 친화력 덕분에 '미래의 삼성 감독' 후보로 꼽히는 그는 삼성의 21세기 7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이바지했다. 포수로서 뛰어난 인사이드워크를 선보이며 2000년대 '투수 왕국'을 이끌었다. "마해영 선배의 끝내기 홈런이 나왔던 2002년을 제외하고는 한국시리즈 마지막 공을 해마다 받은 것은 잊지 못할 추억"이라는 게 그의 소감이다.

진갑용은 프로 19시즌 동안 1천823경기에 출전했다. 통산 기록은 타율 2할7푼6리, 567득점, 1천445안타, 154홈런, 753타점, 13도루, 4사구 566개이다. 지난 5월 14일 대구 한화전 6회에 쏘아 올린 솔로홈런은 국내선수 최고령 홈런 기록(만 41세 6일)이다. 삼성 구단 측은 "공식 은퇴식은 시즌을 마친 뒤 열 예정"이라며 "영구 결번(등번호 20번)에 대해서도 추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 본리초교 야구부에서 뛰고 있는 아들 승현(12) 군 때문에라도 대구에 뼈를 묻어야 할 것 같다는 '부산 사나이' 진갑용은 "(이날 선발투수인) 장원삼에게 사인을 내러 가야 한다"고 농담을 던지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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