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개선, 올 하반기 '골든타임'
强對强 대결구도 깰 통 큰 결단 필요
이산상봉 정례화·금강산 관광 재개 등
北 대화 테이블 나오게 보따리 제시를
닷새 후 광복 70돌 8'15를 맞는다. 역사적이고 매우 의미 있는 8'15다. 이날은 한반도 분단의 시작이라는 역설로도 다가오는 날이기도 하다. 오늘의 한반도는 미완의 광복 상태인 것이다. 통일로 가는 길, 통일이 이뤄지는 시점이 진정한 광복이다. 이런 점에서 70돌 8'15가 '통일의 마중물'이 되길 바라는 맘 크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축사에 이번 8'15의 큰 의미와 분단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내용이 담기길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광복 70돌 8'15는 꽉 막혀 있는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전환도 요구하고 있다. 이번 8'15를 계기로 남북관계의 전환점,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이명박정부 5년, 박근혜정부 2년 반 동안 고착된 남북 간 강대강(强對强) 대결구도의 타파가 절실하다. 2016년 4월 총선, 2017년 12월 대선을 염두에 두면 올 하반기가 박 대통령 임기 내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하반기에 남북관계 돌파구 마련이 되지 않으면 박근혜정부 임기 내 남북관계 개선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 제안을 박 대통령은 이번 경축사에 담아야 할 것이다. 이번 8'15가 갖는 민족사적 의의와 함께 대통령의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는 결국 정상회담으로 귀결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정상회담 제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광복 70돌의 의미를 현실화시키고, 지난 7년 반 동안 꽉 막혀 쌓여 있는 남북관계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정상회담 개최밖에 없다.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 필요성을 명확히 제시하고, 이를 위한 정상회담 개최 제안이 박 대통령 경축사의 핵심이 돼야 할 것이다.
통일 대박, 드레스덴 선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박 대통령의 제안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도 정상회담은 필요하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남북관계 진전 없이는 이 제안들이 공염불일 수밖에 없다. 실무급, 고위급, 장관급 차원에서 얽히고설킨 남북관계의 실타래를 풀기에는 이미 불가능한 수준에 다다랐다.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 결자해지(結者解之),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대북 제안들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정상회담에서 남북 최고 당국자의 충분한 대화와 통 큰 결단밖에 없다.
북측이 꿈쩍도 않고 있는데, 우리가 먼저 정상회담을 제안할 필요가 없다는 일부의 입장도 있다. 이 논리대로라면, 박 대통령 임기 내내 북측이 움직이지 않으면 남북관계는 올스톱이다. 북측에 핑계를 대고 남북관계를 방치하는 것으로까지 귀결될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한반도의 긴장 수위는 급격히 떨어진다. 남북관계가 꽉 막혀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면, 한국경제에 상당한 어려움을 주는 게 현실이다. 남북관계의 평화적, 안정적 관리의 최종 주체는 대한민국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이 빨리 개최돼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경축사에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올 수 있는 구체적인 보따리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매개로 북측과 대화에 나설 것임을 얘기해야 할 것이다. 박근혜정부 초반 북측과 얘기되던 것들이다. 정상회담 이전에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고위급 회담 개최를 북측에 제안해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집권 절반을 넘어서고 있고, 김정은 체제는 집권 4년 차를 지나고 있다. 이 시점에 압박 일변도로 대북정책을 끌고 가기보다는 김정은 체제를 대화의 파트너로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그 시작은 남북 정상회담 조기 개최밖에 없다. 두 사람이 만나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을 풀어가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자세로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길 바란다. 광복 70주년 8'15를 마중물로 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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