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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 특혜 논란…956억원 투자 대구시, 수익은 75억원 '쪽박'

9일 대구 수성구 연호동에 건립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의 새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 전경. 내년 시즌 오픈을 목표로 현재 공정률 66.4%를 기록 중이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9일 대구 수성구 연호동에 건립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의 새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 전경. 내년 시즌 오픈을 목표로 현재 공정률 66.4%를 기록 중이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삼성이 새 야구장의 건립비용 일부를 부담한 반대급부치고는 너무 많은 혜택을 누린다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1년 3월, 대구시와 삼성전자가 장기 위탁 투자협약서(MOU)를 체결하면서부터 지속돼온 논란이다.

대구시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집단인 삼성이 대구에 연고를 두고 있다는 것만으로 엄청난 홍보 효과를 거둔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지난 5월 새 야구장 명칭을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로 정하는 과정(본지 5월 21일 자 보도)에서 도시 이름을 포함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당시 삼성은 "구장 명칭이 지나치게 길다"는 이유를 내세워 대구시의 요청에 난색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대구시의 안일한 행정 탓에 가뜩이나 경제사정이 어려운 대구 시민의 혈세로 삼성의 배만 불리게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캐시 카우'(cash cow'안정적 수익원)로 떠오른 새 야구장에서 대구시는 소득 없이 재정 부담만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전체 야구장 건립비용 가운데 자체 부담분인 956억원의 37%인 350억원을 지방채로 충당할 예정이다.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 관계자는 "220억원치 채권은 이미 발행했고, 130억원이 아직 남아 있다"며 "채권 금리는 연 3.3% 수준"이라고 밝혔다.

대구시가 삼성에 유리하게 작성된 '야구장 사용 및 수익허가 계약'을 바로잡을 방법은 있다. 계약서 11조가 근거다. 양측이 2013년 체결한 계약서 11조는 1항에서 '제반 사정으로 인해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본 계약의 변경을 제안할 수 있고, 계약당사자는 적극 협의하여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또 '운영 수지 변동에 대해서는 야구장 및 부대시설 운영 개시일로부터 10년 경과 후 실사분석을 통해 협의'조정한다'고 밝힌 2항도 손을 봐야 한다. 지난해부터 프로야구가 열리고 있는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의 사례도 있다. 대구와 비슷한 논란을 빚었던 광주는 여론이 악화하자 실사 시기를 앞당겼다. 광주시는 2011년 기아자동차로부터 건설비 300억원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야구장 운영권을 25년간 허가했다가 감사원 지적을 받자 2013년 5월에 '2년 운영 뒤 재협약'으로 변경했다.

물론 삼성을 비롯한 대부분의 프로야구 구단은 연간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프로야구가 지속하려면 구단의 수익사업을 통한 재정적 자립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삼성 구단의 경우 아직 정확한 비율을 정하지는 않았으나 새 야구장 매출액의 일부만 그룹 측으로부터 건네받을 것으로 알려져 구단 재정 정상화와도 다소 거리가 있다. 대구시 체육계 한 인사는 "대구시 차원에서 삼성과의 계약을 재검토해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며 "공무원들의 무책임한 행정 탓에 시민 부담만 증가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대구 새 야구장 골조공사는 완료됐으며 관람석 지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라운드의 잔디 역시 9월 중에 심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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