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0억 들인 대구 '도원지' 이용객 원성

1.2m 담장 친 400m 탐방로 아이들은 벽만 보고 걸을 판

최근에 조성된 대구 달서구 월광수변공원 수변 탐방로의 난간이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게 흰색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설치되어 있는데다 시야를 가리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최근에 조성된 대구 달서구 월광수변공원 수변 탐방로의 난간이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게 흰색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설치되어 있는데다 시야를 가리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달서구청이 도원지 주변에 조성한 '수변 탐방로'가 이용객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탐방로 양면이 벽체로 마감돼 있어 어린이나 장애인은 주변 경관을 볼 수가 없는데다 휴식 공간 일부 바닥을 철망으로 만들어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달서구청은 도원지 주변 월광수변공원을 활성화하고, 일대를 지역 랜드마크로 만들고자 지난해부터 사업비 50억원을 들여 '도원지 수변경관 조성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사업은 수변 탐방로 설치, 수변 광장 조성 등 모두 3단계로 나뉘어 있다.

지난달 구청은 400m 길이의 수변 탐방로부터 완공했지만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탐방로가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대다수 시민들은 "산책로가 개통했다기에 와봤는데 양측이 막혀 있어서 개방감이 전혀 없다"며 "수변 산책로를 조성하면서 주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흰색 벽체를 세운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성못과 운암지 등 다른 수변 산책로는 양측 난간이 개방형인 반면 도원지의 수변 탐방로는 흰색으로 된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벽이 자리해 있기 때문이다. 높이도 1.2m에 달해 키 작은 어린이들은 탐방로를 걸으며 주변을 감상하기 어렵다.

탐방로 중간에 자리한 휴식공간도 바닥을 나무데크가 아닌 철조망으로 처리해 위험해 보이는 것은 물론 자리에 앉거나 걷기에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수변공원을 사랑하는 모임(수사모)은 지난달부터 비자연친화적인 수변 탐방로를 교체하기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섰다.

신장철 수사모 회장은 "약 4천 명의 주민과 방문자들이 지금의 탐방로가 전혀 주변과 어울리지 않아 교체해야 한다는 서명 운동에 참여했다"며 "1차 공사부터 이렇게 반발이 많은데 2'3차 공사 역시 주민 의견을 무시한 채 진행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달서구청은 탐방로 개방 이후 뒤늦게 주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현재 직원들이 탐방로를 오가며 주민의견을 듣고 불편 사항들을 점검하고 있다"며 "도원지는 단순한 친환경적인 경관개선이 아니라 달서구를 대표하는 특색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이며 추후 공사가 진행 예정으로 있어 대폭적인 교체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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