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8월 8일을 '중국인 경상북도 관광의 날'로 정했다. 올해부터 매년 '8'8 Day'를 중국인 관광객의 날로 정해 도내 각종 행사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들을 우대하겠다는 것이다. 숫자 '8'은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여서, 8과 8이 겹치는 8월 8일을 중국인 관광객의 날로 잡았다는 게 경북도의 설명. 이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모시기 위한 전략의 하나다.
◆'8'8 Day'로 유커 모신다
경북도는 8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중국인 경상북도 관광의 날' 기념식을 처음으로 열고 해마다 8월 8일이 되면 중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기념식을 열기로 했다.
중국인에게 경상북도를 알리고, 경북도 관광을 유도하기 위해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8'을 활용해 올해부터 매년 8월 8일을 '중국인 경상북도 관광의 날'로 지정한 것이다.
이날 기념식에는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비롯해 염봉란 주부산 중국총영사,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전재원 동북아자치단체연합 사무총장과 중국인 유학생'관광객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주낙영 행정부지사는 이날 환영사에서 "이제는 한'중간 경제교류를 넘어 문화교류를 확대해야 할 때이다. 문화교류의 한 축인 관광을 통해 한'중간 상호이해와 소통이 깊어지는 계기를 마련하자"면서 "경상북도는 문화관광자원의 보고(寶庫)로,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전통문화 자원의 체험 관광화에 주력하고 한류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문화공연 상품을 확대했다. 많은 중국인들이 경북도를 찾아왔으면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염봉란 주부산 중국총영사는 "경상북도가 8월 8일을 '중국인 경상북도 관광의 날'로 지정한 것에 감사한다. 총영사관은 경상북도와 중국의 우호교류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경북도 중국인 유학생 기자단의 '경북관광 체험기' 발표가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현재 부산대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지상(29) 씨는 "경상북도는 중국의 자연환경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청정 자연이 많고, 특히 한국의 고유한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 많아 한국의 전통문화를 느끼고 싶다면 경북을 찾아야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경주와 안동, 반곡지 등을 여행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와 사진들을 통해 중국인 입장에서 체험한 경북도의 사람, 음식, 자연, 관광지를 소개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중국인 내빈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경북도는 이어 요녕세기국제여행사, 강휘국제여행사, 산동여유유한공사 등 중국 현지 여행사 3개 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2017년까지 매년 6천 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을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요녕세기국제여행사 양위 동사장(중국 기업 내 최고 CEO를 일컫는 말)은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경상북도라는 또 하나의 관광코스가 탄생하게 됐다. 여행을 통해 양국 국민들 사이의 우호적인 정서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겠다"고 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중국인 관광객은 "이날 행사가 중국어로 진행된데다 멋진 한류 공연까지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면서 "사실 한국은 서울, 제주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중국으로 돌아가면 경상북도를 적극 알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주낙영 부지사는 "메르스로 인해 국가적으로 관광시장이 불황에 빠진 상황에서, 관광객 등 300여 중국인들과 함께한 이번 행사는 지역 관광시장 회복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중국인 경상북도 관광의 날(8'8 Day) 선포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이 경북을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이를 통한 혜택이 300만 도민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 '8'8 Day'인가?
경북도가 중국인 관광의 날로 8월 8일을 정한 이유는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가 '8'이기 때문이다. '8'이 두 번이나 겹치는 8월 8일은 중국 현지에서도 길일(吉日)로 통한다는 것이 경북도의 설명이다.
결국 '8'8 Day'는 중국인들이 '부자가 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파차이'(發財)의 '파' 발음과 숫자 '8'(八'빠)의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숫자 '8'을 각별하게 선호하는 데 착안해 만들었다.
중국인의 숫자 사랑 중에 '8'이 단연 맨 앞에 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숫자 '8'로만 구성된 자동차 번호판이 수만위안에 경매되는 것은 중국에서 그다지 놀라운 일도 아니다. 또 중국에서는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 가면 대부분의 상품 가격이 숫자 '8'로 끝나는 것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중국인들이 왜 숫자 '8'에 열광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때 올림픽 개막식 날짜와 시간을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 8분으로 정한 것이다.
반면 중국인들은 숫자 '3'을 꺼린다. 발음이 흩어진다는 의미의 산(散)과 같기 때문에 좋지 않은 뜻에 자주 사용된다고 한다. 가령, 소매치기는 '싼즈서우'(三只手), 마음을 한 곳에 잡지 못하고 딴마음을 품는 것을 '싼신얼이'(三心二意) 등과 같이 표현하는 식이다.
행운의 숫자로 통하는 '7'에 대해서도 중국인들은 그다지 좋지 않게 생각한다. 죽은 사람에 대한 제사를 7일 주기로 하기 때문에 사망과 연계돼 있다고 여겨 꺼린다는 것이다.
◆경북이 가진 중국 선호 콘텐츠는?
경북도 김장주 기획조정실장은 경북에는 중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가 매우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유교문화, 청정자연, 전통음식, 해양 레포츠, 첨단산업까지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많다는 것.
그래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8'을 활용해 올해부터 매년 8월 8일을 '중국인 경상북도 관광의 날'로 지정, 중국인 방문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 김 실장의 전략이다.
그는 "중국인들을 이 기간에 초청해 한류 공연, 기념식 등 다양한 행사를 여는 등 경북을 중국 대륙에 널리 퍼뜨리겠다"면서 "경북도도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탈(脫) 서울 추세를 이용해 경북의 관광소재들을 업그레이드시키겠다"고 했다.
경주에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개발해 경주(카지노)~영천(경마)~청도(소싸움) 등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갬블러 벨트'를 만드는 것도 경북도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 관련 장기 프로젝트 중 하나다.
김 실장은 "이외에도 관광지, 숙박업소, 식당 등 중문(中文) 안내체계를 개선하고, 중국어 통역사 등을 확대해 13억 중국인들의 MVP(Must Visit Place)로 경북을 발돋움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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