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북 지뢰 도발, 잃을 것뿐이라는 교훈 줘야

지난 4일 경기도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폭발물이 터져 부사관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은 북한이 몰래 매설한 대인지뢰 때문이었다. 현장에서 수거한 폭발 잔해물을 분석한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내린 결론이다. 폭발물은 북한군이 사용하는 목함지뢰와 일치했다. 북한군은 DMZ 내 군사분계선(MDL) 남쪽 440m 지점에 있는 우리 군 철책의 통문(출입문)까지 내려와 목함지뢰를 심었고, 우리 군은 이를 까마득히 모른 채 작업에 나섰다가 당했다.

목함지뢰는 소나무로 만든 상자에 폭약과 기폭 장치를 넣어 만든 일종의 대인지뢰다. 그동안 장마 때면 종종 북쪽에서 떠내려와 우리 군이 수색작업을 하던 그 지뢰다. 지뢰는 우리 측 통문 북쪽 40㎝ 지점과 남쪽 25㎝ 지점에서 각각 터졌다. 굳이 통문을 통과하지 않더라도 손을 뻗어 지뢰를 숨길 수 있는 곳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사고가 난 곳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내리막 경사지여서 유실된 지뢰가 떠 내려왔을 가능성은 없다. 이 폭발로 하모 하사는 두 다리를 모두 잃었고 김모 하사는 우측 발목이 절단됐다.

북의 목함지뢰 설치는 오직 우리 병사를 해치기 위한 의도된 도발이다. 지뢰가 설치된 곳은 우리 병사가 평소 나다니던 곳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22일에도 사고 지점에서 정상적으로 작전을 했었다"고 했다.

책임은 정전협정을 위반한 북한에 있다. 여야 모두가 묵과할 수 없는 도발이라며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합참은 북한에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도발에 응당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 어떤 경고도 북한에 제대로 된 교훈을 주지 못한다면 부질없는 짓이다. 북한이 이런 어이없는 도발로 얻을 것보다는 잃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깨닫게 해줘야 한다. 먼저 북의 도발 의도에 대한 분명한 분석이 필요하다. 북이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일을 저질렀다면 더 많은 전단을 북한에 보내야 하고,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겨냥해서였다면 훈련을 더 확실하게 해야 한다. 되로 받으면 말로 갚아주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북한의 도발 의지를 잠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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