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과나무가 '대수술'에 들어간다.
이 사과나무는 중구 동산의료원 내 선교사 스윗즈 주택 옆에 있다. 높이 6m, 둘레 0.9m 규모로, 서양에서 들여온 한국 최초의 서양 사과나무 자손목이다.
사과나무의 역사는 18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산의료원의 미국인 초대병원장 존슨 박사는 모국에서 사과 묘목 72그루를 들여와 자신의 사택 주변에 심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죽고 한 그루만 남게 됐는데, 그 나무의 자손목이 이곳의 사과나무다. 중구 남산동 사택 근처에 있던 사과나무는 1998년 동산의료원 개원 100주년을 기념해 현재 동산의료원 부지로 옮겨졌다.
이후 대구시는 사과나무의 역사성을 인정해 2000년 보호수로 지정하고 보호, 관리에 힘써 왔지만 세월의 무게를 이기진 못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사과나무의 일반적인 수명인 70년을 훌쩍 뛰어넘은 80세에 가까워 시민들로부터 약하고 오래돼 보인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나무껍질, 줄기 등 곳곳이 부패했고 토양 등 주변 환경 역시 나무를 지켜주기 어려운 상태다"고 했다.
이에 중구청은 시비 800만원을 확보해 사과나무 수술 및 생육환경 개선 작업을 시작한다. 현재 수술을 진행할 나무병원을 선정 중이며, 크게 외과수술, 주변 생육환경 개선, 시설물 보수 등의 과정을 거쳐 이달 중으로 사과나무 수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먼저 나무 곳곳의 썩은 부분을 제거하고 살균'살충 처리, 산화 방지 처리를 한 뒤 인공나무 껍질을 씌워 노화로 인한 부패를 방지한다. 또 주위 생육환경도 열악한 만큼 토양에 소독제, 보습제 등을 뿌려 토양 개량 작업을 거치고 마지막으로 낡은 지지대를 교체한다. 나무 조직이 전반적으로 약한 상태인 만큼 구청은 기온, 강수량 등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대수 중구청 공원녹지담당은 "동산의료원 사과나무는 근대골목투어의 출발점으로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며 "수술 과정을 거쳐 지역을 대표하는 생명 문화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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