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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생태 연구 10년의 성과와 의미] ②해양 생물과 환경

'미생물 천국' 독도 미기록종 2종 발견

독도는 생태학적 보고다. 콘크리트 구조물의 강도를 증가시키고 식물 생장을 촉진하는 세균 등 각종 유용한 세균이 독도에서 발견되고 있다. 매일신문 DB
독도는 생태학적 보고다. 콘크리트 구조물의 강도를 증가시키고 식물 생장을 촉진하는 세균 등 각종 유용한 세균이 독도에서 발견되고 있다. 매일신문 DB

콘크리트 구조물의 강도를 증가시키고 식물 생장을 촉진하는 세균 등 각종 유용한 세균이 2010년 독도에서 발견됐다. 경북대 울릉도'독도연구소 김사열 교수팀은 2007년부터 독도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이후 분리 배양한 1천여 종 이상의 세균 중 일부가 콘크리트 구조물의 강도를 증가시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세균은 표면에 전하를 띠며, 주변에서 흡수한 물질을 대사하고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방출된 이산화탄소는 주위 환경의 칼슘과 반응해 광물의 결정을 형성한다. 이렇게 세균에 의해 형성된 광물은 콘크리트 강도를 높여주기도 하는데 어떤 경우엔 특정 세균이 콘크리트 구조물 표면의 공극을 메워 수명을 기존보다 훨씬 늘릴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처럼 미생물은 각종 산업소재로 폭넓게 쓰인다. 특히 의약품용 단백질, 생리활성물질, 효소 등을 생산하는 미생물은 산업적 가치가 매우 높다. 지구 상에 있는 미생물의 종류는 수백만 종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것은 8천여 종뿐이다.

독도는 '미생물의 천국'으로 평가받는다. 학계는 1천여 종 이상의 미생물이 독도에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경북대 울릉도'독도연구소는 지난 8년간의 조사를 통해 독도에서 80여 종의 신종 후보군을 발견했다. 독도의 물골에서도 국내 미기록종인 원생생물 1종과 신종 후보종 1종을 발견, 국제 학계에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토양 미생물은 현지에 독특하게 적응한 결과를 보여준다. 육지의 균주에 비해 인산 가용성을 가진 균주의 비율이 20% 정도 높게 나타난 것이다. 조류의 알에 포함돼 있는 인산 성분을 이용하는 데 적응한 결과일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독도의 독특한 환경은 오랜 세월 동안 다른 지역으로부터 분리된 채, 다양한 스트레스를 이긴 생물종들이 서로 적응하며 살도록 하고 있다. 화산암으로 이뤄져 푸석푸석할 뿐 아니라 가파른 지형을 지닌 탓에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지역이 적잖아 미기록종이나 신종 생물의 추가적 발견 가능성도 높다.

그런 만큼 작은 요인에 의해서도 생태계가 쉽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 또한 높다. 대표적인 예가 해양무척추동물의 감소다. 연구소는 지난 10년간의 조사를 통해 45과 68종의 해양무척추동물이 독도 인근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문제는 과거 조사 때보다 30여 종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해양무척추동물의 종류가 여객선 등 선박의 운항 횟수에 따라 심각하게 바뀔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유럽에서 들어오는 배의 평형수에 섞여 우리나라 바다에 들어온 뒤 국내에 정착해 토종 홍합을 몰아내고 양식까지 이뤄지고 있는 지중해 담치의 예를 통해 외래종 유입 과정을 떠올려 볼 수 있다.

김사열 교수는 독도의 이입종 식물 확산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든 입도인에게 오염원 제거 개념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교수는 이와 함께 "동도 선착장에 들르는 다수의 관광객까지 독도 생태계 일원으로 고려해 독도를 다루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그 밖에 독도의 지형경관을 파괴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태와 낙석 발생 빈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동도에 비해 서도에서 사태와 낙석 발생이 빈번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한봉과 어민숙소 뒤쪽 사면은 기반암의 절리 밀도가 높고 수직의 경사를 보이고 있어 사태나 낙석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연구팀은 판단했다.

또 2013년 강풍에 의해 상단부가 붕괴된 동도 숫돌바위도 2차 붕괴 위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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