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스스로 가출 결과 심각하게 인식해야
보호시설 늘리는 등 촘촘한 사회안전망 필요
가출한 청소년끼리 모여 함께 생활하는 가출팸의 폐해가 심각하다. 가출했지만 갈 곳이 마땅치 않은 많은 청소년은 가출팸을 이용한다. 그러나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찾아가는 가출팸은 지옥과 다름없다. 당장은 부모나 학교의 속박에서 벗어나 또래끼리 어울리는 해방감을 맛보지만, 생활비 마련 때문에 온갖 범죄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여학생의 경우 가장 손쉬운 돈벌이 방법 가운데 하나가 성매매다. 이 때문에 청소년 성매매도 크게 늘었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12년 33명이던 청소년 성매매 적발범이 지난해는 47명, 올해는 7월 말 현재 56명이나 됐다.
가출 청소년을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도 잦다. 지난 7월에는 가출팸을 만들어 찾아온 여학생을 감금해 전국을 무대로 성매매를 시킨 20대 일당 3명이 구속됐다. 지난 3월 서울에서는 성매매 지옥에서 탈출하려던 한 여학생이 같이 팸에서 생활하던 다른 청소년들에게 살해되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가출이 성매매에서 죽음까지 이어진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가출 청소년이 22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지만, 학계에서는 최대 45만 명까지 추정하며, 대개 39만 명 선으로 본다. 그러나 이들을 보호하는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가출 청소년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1, 2년까지 머물 수 있는 청소년 쉼터는 전국에 116곳이 있다. 대개 10~30명을 수용하는 규모여서 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 규정이 까다롭고 엄격해 청소년이 잘 적응하지 못한다. 그나마 가정불화 등 일시적 감정으로 집을 나온 청소년은 이런 쉼터를 찾겠지만, 대개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 등을 통해 가출팸을 전전한다.
가출 청소년에 대한 대책 마련의 출발점은 당연히 가정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청소년의 가출은 집에서 막아야 한다. 또, 가족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청소년 개개인이 가출의 결과가 얼마나 참혹할 수도 있는지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대다수 청소년은 가족과의 대화나 전문적인 상담, 건전한 여가 활용 등의 방법으로 가출의 유혹을 이겨낸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혼자만 겪는 방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앞의 예에서 드러나듯 가출의 결과는 대부분 비극적이다. 평생 후회할 몸과 마음의 황폐는 물론 죽음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것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정부와 사회도 가출 청소년이 가출팸과 같은 곳에 빠지지 않고, 즉각적으로 도움을 받도록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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