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속에 갈수록 노년층이 불행해지고 있다. 조기 노령연금 수급자가 급증하고 있고, 노년 계층 간 경제적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늙기도 서러라커늘 짐을조차 지실까'라는 시조가 일상이 돼 가고 있는 현실에 전문가들은 잇단 경고음을 내놓고 있다.
◆생활고에 조기 연금수령자 늘어
경제난으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손해를 감수해가면서 조기에 노령연금을 받는 국민연금 수급자가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 100명 중 1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4월 현재 조기연금 수령자는 45만5천81명으로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 298만6천여명의 15.24%에 이르렀다. 조기연금은 국민연금을 본래 받을 수 있는 나이보다 최대 5년 앞당겨 받는 것을 일컫는다.
이 비중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09년 조기연금 수령자는 18만4천608명에 불과했다.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214만9천168명)의 8.59%에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0년 21만6천522명(9.29%)으로 20만 명 선을 돌파한 데 이어 2011년 24만6천659명(9.99%), 2012년 32만3천238명(11.76%), 2013년 40만5천107명(14.26%) 등으로 늘다가 지난해엔 44만1천219명(14.9%)으로 급증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말 조기연금 수령자가 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조기연금 신청자는 앞으로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는 데 있다. 은퇴 후 소득도 없고 연금도 없는 이른바 '소득 크레바스' 기간이 길어지는 탓이다.
◆고령층 1인 가구 소득 불안
나홀로 가구가 올해 500만을 넘어서며 급증세인 가운데 고령층 1인 가구가 소득 불안에 갈수록 시달리고 있는 나타났다. 16일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발표한 '싱글족(1인 가구)의 경제적 특성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60대 이상 1인 가구는 소비성향이 축소되고 근로 안정성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월 가처분소득을 보면 지난해 84만원으로 20'30대(193만원), 40'50대(201만원)에 비해 크게 적었다. 쓸 수 있는 돈이 적다 보니 60대 이상 가구의 소비에서는 필수재 비중이 컸다. 식료품 지출 비중을 보면 60대 이상은 2010년 23.2%에서 2014년 23.6%로 상승했다.
60대 이상 1인 가구의 취업자 비중도 지난해엔 32.0%에 불과했다. 20'30대 78.3%, 40'50대 80.1%보다 크게 낮았다. 60대 이상은 취업해도 근로 안정성이 낮았다. 60대 이상 1인 가구에서 임시'일용 근로자 비중은 66.0%로 1인 가구 전체 평균(40.0%)보다 26%포인트 높았다.
◆빈부 격차도 확대
노년층에서도 빈부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과 이준협 동향분석실장이 발표한 '우피(Woopie: Well-off older people, 부유한 노년층)족과 푸피(Poopie : Poorly-off older people, 가난한 노년층)족' 보고서를 보면, 푸피족과 우피족의 월평균 경상소득 격차는 2006년 8.8배에서 2014년 9.2배로 확대됐다.
우피족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인으로 중위 소득 150% 이상인 65세 이상 가구주, 푸피족은 경제적 여유가 없는 노인으로 중위 소득 50% 미만인 65세 이상 가구주로 정의했다.
통계청의 '2006∼2014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푸피족'우피족을 추정한 결과 푸피족은 지난해 200만 가구로 전체 고령층(371만 가구)의 54.0%, 우피족은 6.2%인 23만 가구로 파악됐다.
최근 푸피족과 우피족의 경상소득,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 전반적인 소득 격차는 점점 확대되는 모양새다. 푸피족의 월평균 경상소득은 2006년 51만원에서 2014년 63만원으로 2.7%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우피족은 448만원에서 580만원으로 3.3% 늘어 격차가 커졌다.
노인연금 등 공적 소득을 제외한 푸피족의 월평균 소득은 2006년 39만원에서 2014년 33만원으로 연평균 2.1% 감소했다. 우피족은 379만원에서 442만원으로 연평균 1.9% 증가해 둘 간의 격차는 2006년 9.7배에서 지난해 13.4배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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