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한국 경제에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경기 불안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신흥국 위기 등 겹겹이 쌓인 대외 악재로 위협을 받고 있다.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까지 인상한다면 신흥국들이 부도 상태에 빠지는 등 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9월 위기설'이 세계 금융시장에 떠오르고 있다.
지난 10일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은 달러당 6.1162위안에서 나흘 새 6.3975위안까지 올랐다. 위안화 가치가 4.6% 떨어진 셈이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신흥국을 중심으로 환율은 치솟았고 세계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각종 부양책에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자 중국이 환율 카드까지 내놨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 나라 경제가 흔들리면 직격탄을 맞는다.
이번 위안화 쇼크로 한국 주식시장과 환율시장은 심한 충격을 받았다. 코스피는 위안화 평가절하 소식이 전해진 11일 심리적 저항선인 2,000선이 무너졌다. 다음 날인 12일 0.53% 추가로 하락하며 코스피는 약 다섯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달 초부터 이달 13일 사이 달러 대비 원화 값은 6.8% 떨어져 아시아 주요국 중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고 가장 큰 낙폭을 보이기도 했다.
신흥국 위기도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악재다.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통화 가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허재환 KDB투자증권 연구원은 "1994년 위안화 절하 이후 중국 무역흑자는 확대됐고 한국, 태국 등의 무역수지는 큰 폭으로 나빠졌으며,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한국과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들의 부도 위험도 급등했다.
올해 예고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다음 달 이뤄질 것을 우려하는 내용의 '9월 위기설'도 불거지고 있다.
연준은 세계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 12월 이후 0∼0.25%로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졌다.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위안화 쇼크가 서서히 수그러들면서 '9월 금리 인상설'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금융시장 전문가들에게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물은 설문조사에서 인상을 점친 응답자는 전체의 77%였다.
미국이 2008년 12월 이래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자금유출이 심해지면서 금융시장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와 외화보유액 등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가로 꼽히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국내 금융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한국 경제 역시 직간접적인 충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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