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구 수성못 일대는 교통지옥을 방불케 했다. 불꽃축제, 인기가수 콘서트 등이 포함된 대규모 행사인 '광복 70주년 대구 신바람 페스티벌'이 열렸지만 차량 통제, 시내버스 증편 등 차량 소통 및 수송 대책 미흡으로 행사장과 주변 도로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집으로 돌아갈 때 시내버스와 택시, 도시철도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용할 수 없어 귀가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대중교통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다. 대규모 행사임에도 시내버스 증편 및 연장 운행이 없었다. 버스들이 막차 시간이 돼 운행을 멈추면서 시민들의 발도 묶여 버렸다. 행사장과 주변 도로를 이어줄 '버스전용차로'도 별도로 확보하지 못했다. 여러 차로 가운데 적어도 전용차로 1개는 확보, 시내버스가 오가는 것에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는 바람에 노선버스가 수성못 주변에 접근하기조차 어려웠다.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자 사람들은 도시철도로 몰렸고, 도시철도마저 수송 능력을 초과하면서 지연 운행하는 등 문제를 드러냈다.
행사장과 인근 교차로를 이을 셔틀버스도 운행되지 않았다.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객을 분산하려면 셔틀버스를 도입해 버스와 택시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인근 교차로와 행사장을 연결해야 했지만 셔틀버스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수성못에서 범어네거리까지 걸어서 귀가한 한 시민은 "버스는 승강장에 정차조차 못 했고, 그마저도 10시 50분쯤부터 하나 둘 끊겨 범어네거리까지 가서 택시를 타야 했다"며 "대형 축제를 개최할 때 셔틀버스를 운행하거나 시내버스를 증차하고 연장 운행해야 하는데 아무런 준비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경찰의 도로 통제 부족으로 승용차 운전자들은 막힌 도로에 갇혔다. 이날 경찰은 수성못과 두산오거리 주변의 불법 주차와 무단횡단 단속 등 질서 유지에 나섰지만 정작 필요한 차량 통제나 우회 도로 안내 등은 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행사 열흘 전쯤 주최 측이 '불꽃 분진이 날릴 것에 대비해 일부 구간 차량을 전면 통제해 달라'고 요청해 불꽃놀이 때 수성관광호텔~두산오거리 사이 차량만 통제했다"고 했다.
시민의식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중교통 이용 대신 너도나도 차를 몰고 나와 차량 정체를 유발한 데다 아무 데나 차를 세워 차량 흐름을 방해한 운전자도 적잖았다. 또 시민들이 버리고 간 일회용 컵과 비닐봉지, 음식물 등 각종 쓰레기가 나뒹굴어 행사가 끝난 뒤 수성못 일대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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