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가 '원룸 직거래' 주의보…"실소유주와 계약해야 안전"

새 학기를 앞두고 대학가에 전세방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17일 오후 영남대학교 경산캠퍼스 인근 주택가에서 학생들이 월세 광고판을 지나고 있다. 저금리에 집주인들은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서 월세방이 넘쳐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새 학기를 앞두고 대학가에 전세방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17일 오후 영남대학교 경산캠퍼스 인근 주택가에서 학생들이 월세 광고판을 지나고 있다. 저금리에 집주인들은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서 월세방이 넘쳐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대학교 4학년인 이모(25) 씨는 최근 2학기 개강을 앞두고 SNS 커뮤니티에 '단기로 살 수 있는 방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씨는 2학기 때 수업은 듣지 않지만 학교 도서관에서 취업 공부를 하기 위해 학교 근처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씨가 필요한 기간은 7개월 내외지만 1년 미만으로 방을 내놓는 집주인이 없어 SNS를 통해 직접 방을 구하기로 한 것이다. 이 씨는 "SNS에는 부동산 중개 없이 세입자와 직거래할 수 있는 집이 자주 올라와 글을 올려봤다"고 말했다.

최근 개강을 앞두고 대학생 사이에 원룸 직거래 열풍이 불고 있다.

대구의 한 대학교 자취생 커뮤니티와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살던 집을 내놓거나 살 집을 구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1년 미만 단기 월세가 대부분이다. 이 커뮤니티 관리자는 "개강을 앞두고 방을 승계하거나 직거래하려는 글이 하루에 평균 2, 3개 정도 올라온다"고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취업난과 함께 부동산 중개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인중개사 박모(58) 씨는 "예전보다 고학년 학생들이 단기간 생활하는 원룸을 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졸업을 미루고 취업 준비하려고 단기 월세를 구하는 학생이 지난주에만 세 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직거래를 하다 자칫 사기를 당할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권오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는 "직거래를 하더라도 반드시 부동산 소유자와 계약을 체결해야 하고 구두가 아닌 문서를 통해 승계 계약을 해야 한다"며 "부득이 대리인과 계약하게 되더라도 소유자 자신이 발급한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위임장을 확인하고 대리인과 계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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