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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하러 떠났다가 방전돼서 돌아왔네…휴가 후유증 극복법

-휴가 기간에도 기상 시간은 평소처럼 유지할 것 -휴가 마지막 날에는 일찍 자고, 평소 생활습관으로 되돌려야 -해외여행 기간은 여유 있게 잡고, 미리 시차에 적응해야 -과음, 과로 피하기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 -복귀 후 술자리나 회식은 가급적 피해야 -가벼운 운동과 스트레칭, 과일
-휴가 기간에도 기상 시간은 평소처럼 유지할 것 -휴가 마지막 날에는 일찍 자고, 평소 생활습관으로 되돌려야 -해외여행 기간은 여유 있게 잡고, 미리 시차에 적응해야 -과음, 과로 피하기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 -복귀 후 술자리나 회식은 가급적 피해야 -가벼운 운동과 스트레칭, 과일'채소 등 비타민과 무기질 많은 음식 섭취

직장인 김모(41) 씨는 며칠 동안 몸이 무겁고 나른한 증상을 겪다가 병원을 찾았다. 3년 만에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이후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식욕도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기 위해 다녀온 여행이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김 씨는 "잠을 충분히 자도 피로가 가시지 않고, 두통과 소화불량에까지 시달렸다"면서 "오랜만에 만끽한 즐거운 휴가였는데 다녀온 후 후유증이 만만찮다"고 푸념했다.

여름 휴가철이 끝나가면서 '휴가 후유증'을 겪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일상생활로 돌아왔지만 업무 능률이 오르지 않고, 피로와 식욕부진, 소화장애, 두통, 피부질환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휴가 후유증에서 벗어나려면 휴가로 인해 변화된 생체리듬을 빨리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무너진 생체리듬이 원인

휴가 후유증은 대부분 생체리듬이 깨지면서 생긴다. 밤낮이 뒤바뀌는 불규칙한 수면시간과 해외여행으로 인한 시차 적응 문제 등을 겪으면 체내의 호르몬 체계와 수면 주기 등이 뒤엉키게 된다. 밤에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적게 분비돼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낮에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일을 할 때 피곤하고 무기력하게 되기도 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입속 점막이나 입술 주위가 헐거나 배가 아프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휴가 기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너무 빡빡한 일정으로 무리하게 여행을 하면 후유증이 더욱 심해진다.

이 같은 후유증을 줄이려면 생체리듬의 변화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휴가 중에도 가급적이면 기상 시간을 평소처럼 유지하고, 과음이나 과로를 피해야 한다. 특히 휴가 마지막 날에는 쉬면서 휴가로 인한 피로를 풀고, 수면리듬도 평소처럼 되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리하게 휴가 일정을 잡아 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출근하는 것보다는 출근하기 1, 2일 전에 여행을 마무리하고 집에서 여유를 가져야 한다.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면 미리 도착해 시차 적응 기간을 갖는다. 대부분 2, 3일이 지나면 생체리듬이 휴가 전 상태로 돌아오지만, 다시 일상과 직장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대략 1, 2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수면부족과 생체리듬 변화는 신체기능을 떨어뜨리고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휴가 기간 중에 과음이나 과로가 많았다면 더 심해질 수 있다.

휴가 마지막 날에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 평소처럼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들과 함께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후유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 출근 후 해야 할 일들을 미리 계획하는 것도 업무에 빨리 적응하는 데 좋다.

업무에 복귀한 후 술자리나 회식 등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휴가로 인해 변화된 생체리듬의 회복을 더욱 더디게 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은 휴가 후 피로로 인한 나른함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과일이나 채소 등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두 잔의 커피는 졸음과 나른함을 떨칠 수 있지만 카페인 섭취가 지나치게 많으면 과도한 각성효과 때문에 불면증이 생기고 피로감이 더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여행 후 고열, 설사 나면 병원 찾아야

여름휴가 후에는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미나 주근깨 등 피부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한낮의 뜨거운 햇볕에 노출돼 일광화상을 입었다면 찬 물수건이나 얼음으로 피부를 진정시켜 주는 것이 좋다. 찬물을 거즈 등에 묻혀 화끈거리는 부위에 15분 정도 올려두고 화기를 빼는 것도 방법이다. 피부 껍질이 일어날 때는 일부러 벗기지 말고 자연스레 벗겨지도록 해야 한다. 자주 씻거나 과도하게 마사지를 하면 오히려 피부에 좋지 않다. 수포가 생겼을 때는 섣불리 터뜨리면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는 것이 낫다.

휴가를 다녀온 뒤 기미나 주근깨, 피부병 등이 생기거나 이미 있던 기미나 주근깨가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자연스럽게 낫지만 물을 많이 마셔 충분히 수분을 공급해주면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당뇨병이나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휴가를 다녀온 후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여행 중 급격한 환경과 식사의 변화는 신체에 큰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여행 중에는 건강관리에 소홀해질 수가 있으므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본인의 건강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휴가 후에도 다양한 질병이 나타날 수 있다. 흔히 급성복통과 설사, 구토를 동반한 급성 장염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여행 후 한 달 이내에 고열이나 설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전염병이나 말라리아, 이질, 세균성 설사 등에 감염됐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유행성 눈병도 휴가철이 지나면 많이 발생한다. 가족 중 눈병환자가 생기면 전염을 막기 위해 손 씻기와 수건 따로 쓰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세균성 결막염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눈병도 있으므로 일단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물놀이를 한 뒤에 귀를 잘못 후비면 세균 감염으로 인한 외이도염에 걸릴 수 있다. 귀 안이 붓고 진물이 흐르면 항생제 연고를 바르거나 약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도움말 이근미 영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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