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터치로 켜지고 꺼지는 편리한 랜턴들이 즐비한 요즘 같은 때에 무슨 사서 고생이겠냐 싶지만 애써서 고생을 자처하고, 감내한 뒤 얻어내는 무시 못할 재미가 있다는 점에서 재래식 랜턴의 매력은 고생을 동반하고 번거로움을 수반할 수밖에 없지만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캠핑의 그것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캠핑은 태생 자체가 번거로운 레저 활동으로, 여러 용품이 최신 기술과 소재의 발달로 더불어 상당히 예전보다는 편리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펜션, 호텔 여행이나 그냥 집에 있는 것에 비하면 고생을 동반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즐기는 분들이 많음은 기꺼이 고생을 감내하고 얻을 수 있는 매력이 더 크기에 계속 다닐 수 있는 것일 테다. 재래식 랜턴은 캠핑의 기본적인 불편함과 수고로움에, 귀찮음과 준비를 더해 전기랜턴에서 볼 수 없는 멋스러움을 취하려는 분들을 위한 것이라 하겠다.
먼저 가솔린, 등유 가압식 랜턴의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 밀폐된 연료 탱크 안에 펌프로 압력이 가해지면, 1차적으로 연료를 제네레이터(기화기)라 하는 심지와 연결해주는 로드를 통해 심지로 올려 보내주는 송출 원동력을 얻게 되고, 단위 기압이 높아지면 온도가 상승하기 때문에(압력솥과 같은 원리) 가솔린처럼 기화점이 낮은 연료는 별도의 예열 없이 펌핑을 통한 압력의 증가만으로 유증기가 되는 효과가 있다. 등유처럼 기화점이 높은 연료는 별도로 알코올이나 토치로 가열을 해주어야 심지에서 기체 상태로 뿜어질 수 있다. 등유 랜턴들에서 흔히 일어나는 '불쇼'라 하는 것은 충분한 예열이 부족해 미처 기화하지 못한 등유가 액체 상태로 솟구치며 발화하는 것에서 연유한다. 기화된 연료는 노즐에서 가스 형태로 연소되어 빛과 열을 발하게 되는데 노즐 끝에 맨틀을 달면 랜턴, 화구를 달면 버너가 된다. 액체의 연료가 유증기 가스 형태로 발화하여 작동되기에 연료량 대비 효율도 좋고 화력 조절 등도 가능하다.
사용하는 연료 종류에 따라 가솔린, 등유 랜턴, 밝기에 따라 500cp, 250cp, 150cp 등으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작동 방식의 차이를 가지는 구조에 따라 랜턴을 분류하자면 등유 랜턴의 경우 크게 체크밸브가 있는 페트로막스 계열과 체크밸브가 없는 베이퍼럭스, 틸리 계열로도 나눌 수 있다.
페트로막스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보급되었던 범용 랜턴으로 무시무시한 밝기와 견고함을 가져 랜턴 애호가들의 인기 품목이기도 하다. 현재에도 라이선스 제품이 비교적 저렴하게 생산, 공급되고 있으나 동호인들은 이른바 오리지널이라 하는 1950~70년대의 것들을 소장, 운용하기도 한다.
틸리 랜턴은 영국의 대표적인 램프 브랜드로 휴대용 형태 외에도 전기가 보급되기 직전까지 영국의 가정집에서 널리 애용된 테이블 랜턴의 대명사이다. 엔틱한 외관과 그 자체의 가치 덕에 역시 소장가들의 인기 아이템이다. 베이퍼럭스는 날렵한 외관을 자랑하는 M320 모델이 널리 알려져 있으며, 몇년 전 인천의 한 중소기업이 생산 설비와 함께 인수하여 브랜드의 명맥을 잇고 있다.
등유 랜턴에 비해 비교적 간편히 사용할 수 있는 가솔린 랜턴의 대표 브랜드는 미국의 콜맨이다. 콜맨은 현재 종합 레저용품 브랜드로 명성이 높지만 100여 년 전 등불, 랜턴을 만드는 가내수공업 업체였던 것이 세계대전 때 군수품을 납품하면서 엄청난 성장을 거둔 회사이다. 그렇기에 콜맨의 로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랜턴 이미지가 남아 태생을 보여주고 있다. 노스스타 가솔린처럼 건전지 랜턴만큼 간편한 것도 있지만 전통적인 투 맨틀의 285형이나 예쁜 외관으로 인기가 높은 200A가 유명하다. 현재도 시즌랜턴 생산으로 소장가들의 욕심을 자극하고 있다.
석유 랜턴은 장작불 같은 맨 불에 비해 관제된 기구 안에서 작동되기에 비교적 안전하지만 역시 불 자체의 위험은 충분히 대비하고 사용해야 한다. 특히 사용 중 뚜껑 부위나 주변이 고열로 데워지기 때문에 화상에 주의해야 하며, 점화 중 떨어뜨리거나 넘어질 경우 연료가 새어 나와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안전한 위치에 놓고 사용해야 한다. 소등 후엔 잔열이 식을 때까지 충분한 시간이 흐른 후 취급하고, 맨틀과 등 유리에 충격과 진동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용하고 남아있는 연료는 이른 시일 내에 사용할 계획이 없다면 따로 비워서 보관해야 고무 패킹 부위의 변질을 방지할 수 있다. 여러 번 사용한 랜턴은 기화기에 연소의 탄화물이 끼어 화력이 저하되거나 작동이 되지 않기도 하는데, 주기적으로 분해 청소를 하여 상태를 관리해주어야 한다.
민감하고 번거로우며 위험하기까지 한 석유 랜턴들, 원터치로 켜고 꺼지는 편리한 랜턴들이 즐비한 요즘 같은 때에 무슨 사서 고생이겠냐 싶지만 애써서 고생을 자처하고, 감내한 뒤 얻어내는 무시 못할 재미가 있다는 점에서 재래식 랜턴의 매력은 캠핑의 그것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늦은 밤 오지캠핑의 적막한 암흑 가운데 '쉐~'하는 소리와 함께 빛을 발하는 든든한 재래식 랜턴과 보낸 밤의 운치는 오래도록 잔상을 남겨 다음의 기약을 재촉하게 하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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