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신용거래 투자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돈을 빌려 투자하는 사람이 늘었지만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손실이 늘고 있어서다. 여기에 10%에 달하는 고금리의 이자까지 내야 한다. 게다가 상하한선이 30% 확대되면서 당일 담보 부족이 발생할 경우 다음날 바로 반대매매가 되는 등 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신용거래 투자자들을 울리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7조4천953억원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이 3조6천130억원이며, 코스닥은 이보다 2천억원이 더 많은 3조8천823억원에 이른다.
연초 신용거래융자 금액(5조596억원)보다 2조4천357억원(48.1%)이나 늘었다. 박스권에 갇혀 있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돈을 빌려서 투자한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연초 1,926.44에서 4월 23일 장중 2,189.54까지 올랐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 지난달 말 2,030.16까지 하락했지만, 주가 상승 기대감은 최근까지 유지됐다. 코스닥지수도 연초 553.73에서 지난달 21일 788.13까지 42.3% 올랐다. 그러나 최근 중국 악재에 폭락장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6.88포인트(0.86%) 떨어진 1,939.38로 마감하며 1,94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6%가 빠지며 투자자들을 패닉에 빠뜨렸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는 15일 이내 기준 5.5~12% 사이다. 90일을 넘어가면 7.2%에서 13%까지 치솟는다. 시중은행들의 신용금리 대출이 4%대이고, 보증대출이 3%대인 점을 감안하면 최고 3, 4배에 달하는 고금리다. 주가가 하락하면 신용거래 투자자들의 손실이 클 수밖에 없고 빌린 금액만큼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인 셈이다.
신용거래 투자자와는 반대로 증권사는 여유로운 입장이다. 은행 등으로부터 저금리에 자금을 조달해 개인에게 대출하면서 금리 차이를 수익으로 챙길 수 있고 연체 시에는 연체 이자도 받을 수 있어서다. 연체 이자는 최소 8.5%에서 최대 15%다.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반대매매를 통해 손실을 피할 수도 있다.
실제 2분기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크게 증가했다. 분기 순이익 1천억원 이상을 달성한 증권사는 2곳에 달했고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증권사는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이 1천742억원, 순이익도 1천244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과 대등한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대우증권도 분기 순이익 1천억원을 넘겼다. 증권사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과도한 이자를 챙기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노력은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신용투자로 큰 손실을 본 김성수(가명'44) 씨는 "증권사 신용대출은 고리대금업이나 다름없다. 고금리의 이자를 챙기고 손실 가능성이 보이면 가차없이 회수한다. 증권사 신용거래로 인한 투자자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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