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 수 없는 여정/ 정재진 지음/ 대구출판사 펴냄
방송기자 출신 언론인 정재진 씨가 고희를 맞아 펴낸 기념문집이다. '어머니' '부모와 자식' '가평 영일정씨' 등 가족과 자신의 뿌리를 되돌아보는 글, '미인의 함정' '장수로 가는 길' '농촌의 미로' 등 사회 현상을 비춘 글, '방송평설'과 '일본 대지진 보도에 대한 단상' 같은 자신이 몸 담았던 언론계에 전하는 글, '신뢰' '선택' '용서' 등 사람의 처세 및 세상의 운용에 대한 글 등 모두 46편의 글을 수록했다.
저자의 글의 특징은 풍부한 인용이다. 길지 않아 담백하게 읽히는 한 편의 글 속에서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인용된 다양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예컨대 '인연'이라는 글을 읽어보면, 만남과 선택이라는 주제 아래 조선의 이성계, 한나라의 장량,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 신라 고승 의상대사, 아폴로 11호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 오스트리아 음악가 하이든 등 수십 명의 역사 속 인물들이 저자에 의해 인연을 맺는다. 사례들이 매끈하게 연결되는 지점과 지점에서 글을 읽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자유분방한 접근 속에도 저자가 단단하게 묶는 두 끈은 객관성과 균형감이다.
저자는 책 서문에서 박목월의 시 '이별의 노래'를 인용해 책 발간 취지를 밝혔다.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저자는 "마지막 순간을 맞으면 새는 그 울음소리가 아름다워지고, 사람은 그 말이 진실해진다"고 덧붙였다. 서문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글은 '아름다운 노년'이다.
봉화 출신인 저자는 대구MBC 보도국 부국장'기획심의실장, 한국교통방송 대구본부 편성국장 및 방송제작단장, 대구경북기자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323쪽,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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