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벽돌
빌프리트 봄머트 지음/ 김희상 옮김/ 알마 펴냄
◇에코빌리지, 지구 공동체를 꿈꾸다
캐런 T. 리트핀 지음/ 강경이 옮김/ 시대의 창 펴냄
21세기 도시는 너무나 취약하다. 2030년까지 35억 명의 인구가 도시에 더 합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년 중국 베이징만 한 도시가 대략 5개 정도씩 더 생겨난다는 의미이다. 이런 도시로의 인구집중은 우리가 생각하는 산뜻한 도시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절대다수가 빈민굴과도 같은 환경에서 생활할 것이며, 그중 절반 이상이 미화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내야만 할 것이다.
농촌의 빈민 대다수는 그나마 경작할 땅이라도 조금 갖고 있어 그럭저럭 버틸 수 있지만, 급증하는 도시 저소득층은 몇 푼 안 되는 생활비로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에 생존을 의지해야만 한다. 문제는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미 2008년 글로벌 식량위기 때, 폭발적인 생활물가 상승이 얼마나 큰 파장을 낳을지 체험했다. 게다가 극심한 가뭄이나 홍수, 이상기온 현상이 잦아지면서 이 같은 위험은 증대되고 있다.
의 저자 빌프리트 봄머트(서부독일방송 환경전문 기자)는 다가올 끔찍한 재앙을 경고한다. "베를린이나 런던 혹은 도쿄와 같은 대도시는 비축해둔 식료품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버틸 수 있을까?" 답은 사흘이다. 이게 지금까지 연구가 밝힌 답이다. 사흘, 고작해야 72시간이다. 그 뒤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약탈자 무리가 거리를 누비며 창고에 숨겨둔 식품을 뒤지리라. 무장한 시민군은 마지막 비상 식품을 지키려 핏발 선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저자는 도시의 문제는 농촌이 아닌 도시에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로 '자급자족'을 기초로 한 생활방식을 말한다. '고층 빌딩에서 경작되는 쌀과 양배추, 땅이 아닌 현관 앞 자루에서 재배되는 시금치, 도심 속 유리 컨테이너에서 자라는 감자와 토마토, 건물 옥상에서 열리는 홍당무와 호박, 음식물 쓰레기와 인분 가득한 폐수 속에서 자라는 생산…."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싶지만, 이미 세계 곳곳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저자는 베이징, 방콕, 암스테르담, 싱가포르, 도쿄, 아바나 등 대도시에서 시민과 사회단체들이 다가올 식량위기에 맞서 어떤 일을 벌이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21세기의 자급자족은 인류가 원해서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강제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348쪽, 1만6천원
이 너무나 절박하다면, 는 다소 낭만적이다. 이 책은 미국 워싱턴대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가 7년간 계획한 프로젝트를 엮은 탐방기이다. 천연자원의 감소와 환경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세계에서 지속 가능한 생활을 실천하는 생태마을 탐사를 계획했고, 9개월간 인도, 미국, 이탈리아, 독일 등 10개국을 방문하면서 보고 듣고 직접 체험한 이야기를 전한다. 생태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의식주를 해결하고 아이를 양육하는지, 공동체 내에서 개인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고 의사소통하는지 관찰하고 기록했다. '그린 빌딩과 자연 건축' '자동차 벗어나 사고하기' '박테리아와 협업' '생태마을 속 경제활동' '함께 일하기' '함께 자유로워지기' 등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다.
현대인은 대부분 만족하지 못하는 삶을 산다. '만족'이란 무엇일까?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저자는 이 책에서 '만족'을 문화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평가받고 '보편적인' 사회적 기준에 따라 만족을 느낀다. 그런데 생태마을은 그런 '보편적인' 기준을 벗어난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이 책은 생태주의자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신자유주의와 무한경쟁 사회에 지친 사람들, 사람 간의 따뜻함이 필요한 사람들, 경쟁'반복적인 일상'저녁 없는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이 책은 인류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살아가면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삶과 진정한 행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388쪽, 1만6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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