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시기를 중심으로 하는 근현대 천주교 순교자에 대한 시복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20일 '홍용호 주교와 동료 80위의 시복 예비심사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담화 및 시복 추진 대상자 81위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에 시복 추진 대상에 포함된 순교자들은 대부분 한국전쟁 전후로 공산당의 박해를 받고 처형되거나 행방불명됐다. 제6대 평양교구장이었던 홍용호 주교는 1949년 5월 피랍됐고, 그 이후의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국 초대 주한 교황사절이었던 미국 출신 패트릭 번 주교는 홍용호 주교가 피랍되자 북한의 종교 박해를 신랄하게 비판했고, 이후 체포돼 1950년 11월 중강진 수용소에서 병사했다.
이 밖에도 한국전쟁 때 붙잡혀 수용소로 끌려가며 고통스러운 '죽음의 행진'을 겪은 순교자들이 상당수이고 프랑스, 미국, 벨기에, 아일랜드 등 서양에서 한국에 와 있던 신부와 수녀들도 적지 않다. 대구 출신으로는 1907년 대구 남산동에서 태어났고 이후 북한 강계에서 전교회장으로 활동하다 1949년 체포된 후 행방불명된 최삼춘이 있다. 또 한국전쟁 시기에 순교하지는 않았지만, 1901년 제주 신축교안(이재수의 난) 때 살해된 복사 신재순과 중국 하얼빈에서 사목하다 붙잡힌 뒤 1974년 병사한 김선영 신부도 시복 추진 대상자에 포함됐다.
앞서 한국 천주교는 꾸준히 근현대 수난사 및 순교자 자료를 취합 및 정리해왔다. 2010년 주교회의에서 '근현대 신앙의 증인'에 대한 시복을 통합 추진하는 내용의 선언문을 승인했고, 2013년 4월 교황청 시성성이 '홍용호 주교와 동료 80위'의 안건을 승인하는 교령을 내리면서 본격적으로 시복 절차가 개시됐다. 지난달 교황청 시성성은 시복 추진에 대해 '장애 없음' 교령을 내렸다. 시복 추진 대상자들에 대한 예비심사는 올 11월에 진행된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2년 전부터 역사 및 고문서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왔다. 앞으로 신학적 검증은 물론 관련 자료 및 유물에 대한 수집과 감정을 거쳐, 시복 대상자들의 삶과 성덕, 순교 사실에 대한 진실을 조사하는 예비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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