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11시쯤 대구 수성구 지산동 무학네거리. 이 교차로를 지나려는 차들이 5개 방향에서 신호를 받고 통과하거나 기다리길 반복했다. 도로마다 10~30여 대의 차들이 직진'좌회전 신호를 받으려고 멈춰 있었지만 황룡사 쪽 도로에는 승용차 한 대만 서 있었다. 이날 30분 동안 황룡사 방향에서 교차로로 진입하는 차는 5대뿐이었다.
동네나 아파트 단지의 진출입로에 설치한 신호등 탓에 교통량이 많은 인근 도로가 정체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용 차량이나 보행자가 적은 '내 집 앞 신호등'이 차량 흐름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대구시의 최근 교통량 조사에 따르면 평일 퇴근시간(오후 6~7시) 황룡사 방향에서 무학네거리로 진입하는 차는 8대에 불과했다. 5개 방향에서 무학네거리로 진입하는 전체 통행량은 3천186대로, 이 가운데 황룡사 방향의 차량은 0.25%(8대)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그런데 황룡사 방향에서 직진 겸 좌회전 신호를 받는 시간은 15초로 교차로 전체 한 주기인 200초의 7.5%를 차지한다. 결국 황룡사 쪽 신호시간의 비중은 통행량 비중보다 30배나 더 많은 셈이다.
한 운전자는 "말이 네거리이지 실제 신호는 오거리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차량 흐름을 방해한다"고 하소연했다.
수성구 사월동의 시지대성유니드아파트 동쪽 출입구 앞 횡단보도 신호등도 운전자의 불만을 사고 있다. 문제는 횡단보도 보행자가 거의 없다 보니 차들이 정지 신호를 무시하는 일이 허다하고, 이 때문에 오히려 사고 위험에 더욱 노출된다는 것이다.
동구 효목동의 동촌강나루타운아파트 진출입로의 신호등도 인근 도로(효동로)의 정체로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예측 교통량과 사고 위험도를 토대로 심의위원회를 거쳐 신호등을 설치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경찰청 관계자 "도로 위 소통뿐만 아니라 주민'보행자 안전도 감안하기 때문에 일부 흐름을 막더라도 신호등이 필요한 곳이 있다"며 "도로와 통행 여건이 변하면 신호시간을 조정하거나 점멸등으로 바꾸는 등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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