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도청시대 안동, 관광에 문화를 입히다]<2>경북 최대 관광도시로 발돋움

늘지 않는 관광객 수, 관광도시 선정·도시 재생으로 새 날개

안동시가 구도심 재생 등을 통해 새로운 안동을 만들어내려 하고 있다. 경북 최대의 관광도시로 발돋음하겠다는 것이다. 사진은 안동의 대표 관광지 하회마을.
안동시가 구도심 재생 등을 통해 새로운 안동을 만들어내려 하고 있다. 경북 최대의 관광도시로 발돋음하겠다는 것이다. 사진은 안동의 대표 관광지 하회마을.
성진골 벽화마을.
성진골 벽화마을.

'문화'관광, 콘텐츠 최고! 인프라 최악!'. 국내 관광'여행업계에서 떠돌고 있는 안동에 대한 얘기다.

한마디로 안동은 풍부한 수자원과 역사문화 자원, 국내외에 유명세를 얻고 있는 문화'관광지 등 어디에 내놔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의 콘텐츠를 갖고 있지만, 관광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관광객 유입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안동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각종 박물관과 기념관 등 시설들이 많이 들어서 있지만, 부족한 콘텐츠에다 제대로된 운영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서 관광산업으로 연결시키는데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마다 엄청난 경비를 쏟아붓는데도 불구하고, 2020년 1천만 관광객 시대를 열겠다는 안동시의 야심찬 계획이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안동시는 '2018년 올해의 관광도시' 선정과 신도청시대를 맞아 구도심 활성화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 등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동시가 '신경북 문화'관광 중심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500만 관광객, 하회마을 등 일부에만 집중

지난 2010년부터 안동을 찾는 한 해 관광객이 5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 10명당 1명꼴로 안동을 다녀간 셈이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다녀간 하회마을이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이어오고 있는 관광객 500만 시대가 600만, 700만으로 이어지지 않고 '제자리걸음'이다.

안동시 관광객 통계에 따르면 2009년 내국인 320만 명과 외국인 7만여 명이던 안동 관광객 수가 2010년 처음으로 내국인 520만 명, 외국인 13만 명으로 급증한 이후 2013년까지 정체를 보이다가 급기야 지난해에는 내국인 500만 명, 외국인 6만 명 등으로 다시 뒷걸음질치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해 입장권 구입 관광객 분석 결과, 하회마을에 100여만 명을 비롯해 시립민속박물관 68만 명, 학가산 온천 60만 명, 도산서원 60만 명 등 몇몇 관광지에만 집중됐다. 관광객 100만 명 돌파를 자랑하던 안동 대표축제인 탈춤축제의 경우, 입장권 구입 관광객이 고작 3만7천여 명에 불과했다.

안동시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객 의향조사 분석에서도 응답자의 38.3%가 하회마을을 안동의 대표 명소로 손꼽았으며, 19.0%가 최근 방문장소로 선택했다. 이 밖에 도산서원이 14.8%, 월영교가 9.5%, 낙동강변 탈춤공원 등이 7.1%, 봉정사가 6.7% 등 대표 명소로 꼽혔다.

안동문화관광단지(3.9%)와 유교랜드(0.7%) 등 안동시가 다른 도시와의 차별화 관광명소로 가꾸고 있는 관광지들에 대한 인식과 이해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관광 전문가들은 "안동은 2004년 세계역사도시연맹 가입과 2010년 하회마을 세계유산 등재 등 뚜렷한 문화적 정체성을 보유하고, 국정 과제인 인문가치의 본향으로 자리매김해 있는데다, 낙동강의 수려한 경관과 풍부한 수자원, 경북도청 이전 등 성장 잠재력이 크다"면서도 "지리적 취약성, 지역민들의 보수성과 배타성, 관광 자원을 연계할 수 있는 콘텐츠 부족, 지역 발전을 이끌 성장주도산업 부재, 인적 네트워크 미흡 등에 따라 관광산업의 획기적 발전이 어려운 현실이다"고 지적하고 있다.

◆역사문화도시 성장 지렛대, '2018년 올해의 관광도시'

지난 4월 29일, 안동포럼과 문화관광서비스포럼은 '역사'문화 관광도시, 안동을 위한 과제와 전략'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주제발표에 나선 권기창(안동대 한국문화산업전문대학원) 교수는 안동의 관광 현황과 여건 분석, 역사'문화 관광도시 육성계획, 사업추진 및 평가계획에 대해 설명하면서 "경북의 새로운 성장축인 안동을 역사문화도시로 성장시킬 수 있는 방안은 '올해의 관광도시'로 지정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의 관광도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의 차별성과 특수성을 반영한 경쟁력 있는 관광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관광의 잠재력이 큰 중소도시를 선정한 뒤 콘텐츠'상품개발'컨설팅 등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매력적인 도시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전국 227개 기초단체를 대상으로 해마다 3개 도시를 지정해 준비기간 2년, 관광도시 실현 1년 등 모두 3년의 사업기간 동안 최대 25억원을 지원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3월 '2016년 올해의 관광도시'로 제천시, 무주군, 통영시를 선정했으며, '2017년 올해의 관광도시'로 광주 남구, 강릉시, 고령군이 지난 1월 선정됐다. 안동시는 '2018년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되기 위해 준비작업에 나서고 있다.

권기창 교수는 이날 발표를 통해 안동시가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되면 ▷한국정신문화의 세계화, 생활화, 산업화 실현의 전진기지 ▷올바른 가치관과 역사관 정립의 체험 장소 ▷한류관광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문화관광 강국으로 가는 역량 제고 등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한편 안동은 정신문화의 가치인 유교문화 전통이 지금까지 생활 속에서 전승되어 오고 있고, 안동학의 독자성과 동북아시아의 문화적 동질성을 정립하고 있다. 이 같은 문화적'정신적 토대로 2004년 10월 27일 '세계역사도시연맹' 회원도시 가입에 이어 2006년 10월 2일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도시로 가입했다. 풍부한 유무형 문화자산과 독립운동의 성지, 24개의 자연'생태'문화 등 주제별 관람과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박물관과 기념관 보유 등 관광도시 가능성이 크다는 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도시재생 통한 구도심 새로운 관광명소로 탈바꿈

안동시가 본격 경북 신도청시대를 맞아 추진하는 도시재생 사업이 역사와 문화가 잘 보존된 구도심을 새로운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안동시는 서부시장과 신시장을 중심으로 한 '상업 중심 재생', 중구동을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 중심 재생', 용상동 '주거 중심 재생' 등 3개 권역별 도시재생 사업인 '역사문화 기반형 정신문화수도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있다.

'역사문화 중심 재생'은 도시재생의 중심지구다. 안동 삼태사묘와 고려 관아터인 웅부공원, 부신목 등 고려 역사'문화 자원이 남아있거나 문화공원과 한옥마을, 벽화마을, 안동영상미디어센터,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 등이 밀집, 안동의 문화 중심지로 탈바꿈한 중구동 일대 19만2천280㎡ 규모다.

이곳을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경북도 중심지로서의 상징성을 회복하고, 창조 도시공간 조성으로 도심상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주민의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체제 구축을 통한 '역사'문화형 도시재생 선도모델'로 가꾼다는 각오다.

또 130여 채의 한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옥정동 일대를 '한옥 특화단지'로 탈바꿈시킨다. 한옥 빈방을 개보수해 게스트 룸으로 꾸미고, 한옥 공'폐가를 리모델링해 주민들이 함께 공부하고 교육할 수 있는 다목적 커뮤니티센터를 조성한다. 이곳은 한옥 유스호스텔, 한옥 전시관, 역사관으로 변신한다.

주민들이 주도할 수 있는 유스호스텔촌 운영을 위해 사회적 기업 형태의 '주민 운영회' 등 조직을 만들고 게스트 룸 관리'운영에 필요한 경비 지원도 극대화한다. 주민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고, 새로운 경제력을 이뤄나가게 한다는 것.

'벽화마을'로 유명한 신세동 성진골에는 300여m의 골목길을 따라 '복덩이 할머니', '멋쟁이 아저씨', '줄 타는 고양이' 등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이 마을은 주말과 휴일 100여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김도선 안동시 도시재생 팀장은 "도시재생을 통해 역사와 문화가 잘 보존된 웅부공원, 태사묘 등 구도심을 새롭게 할 것"이라며 "공민왕과 관련된 놋다리밟기 체험 등을 주제로 이를 스토리텔링해 젊은 층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등 안동의 새로운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시킬 각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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