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모(45'대구 북구 침산동) 씨는 아이와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민망하다.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모니터 화면에 나오는 선정적인 병원 광고 문구 때문이다. 20초 내외의 광고 화면에서는 '신혼 시절로 돌아가는'이나 'S라인 가슴확대' 등의 문구가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성 사진과 함께 등장한다. 정 씨는 "시선이 자연스럽게 모니터로 향하는데 너무 선정적이라 민망할 때가 많다"며 "심의를 받았다는 내용도 없어 적법한 광고인지 의문이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아파트 등에 게시된 병의원 광고가 '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아파트 광고는 사전심의 대상이 아닌데다 광고대행업체도 별다른 자체 심의 없이 광고를 싣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광고는 의사협회 산하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아파트나 대형마트 등은 한정된 대상이 광고를 본다는 이유로 사전심의 대상에서 빠져 있다.
수성구의 한 아파트 주민은 "아파트 내 의료광고에 '전국 최다'나 '전국 최초' 등을 홍보하는 병원 광고 문구가 자주 등장하는데 사실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허위나 과장 광고'에 대한 규제가 약한 틈을 타 아파트 내 광고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구의 한 광고대행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병원 광고가 주로 전단을 활용했지만 갈수록 아파트 내 영상 광고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 업체만 대구의 78개 아파트 단지에 영상광고판을 설치했고 집중도가 높아 광고 효과가 좋은 만큼 수요도 많다"고 말했다.
의료광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사전심의 대상이 아니더라도 제보나 모니터링을 통해 허위나 과장 광고 등 의료법에 저촉되는 내용이 있으면 처벌하고 있다"며 "하지만 선정적 광고는 판단 기준이 애매해 처벌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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