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희창의 에세이 산책] 아름다운 결혼식

두 사람은 혼인 서약문을 직접 만들어 우리들에게 들려주었다.

"함께하고자 약속합니다. 스스로에게 거짓 없이 믿음을 주는 서로가 되겠습니다. 꿈과 이상을 함께 바라보고, 발맞추어 걷는 동료가 되겠습니다. 항상 더 낮고 아픈 곳으로 향했던 예수님의 사랑을 늘 되새기고 실천하고 살겠습니다. 돈이 아닌, 사람의 가치를 볼 줄 아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시대의 상처와 아픔을 잊지 않겠습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아름다운 청년들이다. 정작 결혼식의 주인공이어야 할 신랑, 신부가 보통은 삐질삐질 땀 흘리며 서 있다. 시간에 쫓겨 후딱 끝내고 마는 찍어내기 결혼식을 거부하고, 이들은 하객들과 함께 즐거운 축제를 벌였다. 작은 음악회를 열어 직접 노래를 들려주고 신부가 좋아하는 노래를 신랑과 신랑 아버지가 함께 불러주는 감동도 선사하는 것이 아닌가,

한 시간씩이나 예식이 진행되었건만 모두가 자리를 지키며 박수치고 환호하는 장면은 참으로 오랜만에 경험하는 기쁨이었다. 주례를 맡아서 약간 긴장이 되긴 했지만,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순간순간을 즐기며 진심어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서 참으로 뿌듯했다.

양회창 간디교육문화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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