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지역 행정기관 곳곳에 원산지가 일본인 조경목들이 수두룩해 독립운동의 성지라는 이름이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이후 경북도가 26억원의 경비를 투입, 경북도내 모든 행정기관의 가이즈카 향나무 등 일본 나무를 우리 고유 수종으로 교체하고 있지만 안동 행정기관은 사정이 딴판이어서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경실련 경북협의회는 "문화재청이 광복 70년을 맞아 임청각을 복원하기로 하는 등 민족정체성 살리기에 나선 것을 계기로 안동시청 가이즈카 향나무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을 최근 내놨다.
실제로 안동시청에는 가이즈카 향나무와 섬잣나무, 노무라 단풍(홍 단풍)은 물론, 일본의 대표 나무로 왕실을 상징하는 '금송' 등 대부분 조경수들이 일본 나무들로 빼곡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는 시민회관 입구 주차타워 안내 입간판과 에어컨 실외기에 가려진 구석진 곳에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
안동시청 정문현관 입구에는 일본 나무인 노무라 단풍나무 2그루와 일본오엽송으로 불리는 섬잣나무 2그루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이라는 표지석과 함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섬잣나무는 전두환 전 대통령 기념식수목이다.
또 시청사 앞뒤 화단에는 가이즈카 향나무 10그루가 심어져 있는데다, 일본 나무의 대표격인 금송도 시민회관 화단 등에 있다.
안동시청뿐만 아니라 안동교육지원청 입구와 안동보훈지청 입구 등에도 가이즈카 향나무가 버젓이 서 있다.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독립운동의 성지 안동이라는 이름을 무색게 하고 있는 것.
경북도는 지난해 경북형 조경사업을 추진하면서 안동보훈지청 등 도내 현충시설 108곳을 조사한 결과, 의성군 항일독립운동기념탑, 청송군 항일의병기념공원 등 19곳에 가이즈카 향나무 208그루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경북도청, 안동시청 등 현충시설 외 행정기관에도 가이즈카 향나무 3천여 그루와 금송, 노무라 단풍, 일본목련 등 일본을 상징하는 나무 14종 7천100여 그루가 있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장기적 계획을 세워 이 나무들을 우리 고유 수종으로 교체하는 사업에 나섰다.
안동시 관계자는 "내년 사업으로 하겠다. 1억5천만원 정도를 확보해 대형 소나무 9본 등을 식재할 계획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가이즈카 향나무는 40여 년 된 것으로 뿌리가 건물 밑으로 침투했거나 지하 매설물 등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해 제거하고, 금송과 노무라 단풍나무는 무궁화로 교체해 민족 정체성을 살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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