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던 기억이 되살아나서 괴롭지. 그래도 잊어서는 안 되니깐…."
31일 대구은행 본점 지하 1층 강당에서 열린 영화 '마지막 눈물'(The last tear) 상영회에 대구에 사는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87) 할머니가 찾았다.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인 '마지막 눈물'을 지켜보는 이 할머니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영화의 주인공인 위안부 피해자 박숙이(94) 할머니의 인터뷰 장면이 나오자 이 할머니의 눈이 촉촉해졌다.
영화를 본 이 할머니는 예전 기억이 다시 살아나 고통스럽다고 했다. "세월이 하도 흘러서 잊은 것들이 많았는데 영화를 보면서 다시 생각이 하나둘 떠올랐어. 고통스럽지만 잊어선 안 될 일이지. 또 이런 영화 덕분에 사람들이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관심을 더 가져주는 거니깐…."
아흔 가까운 나이에도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실상을 알리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는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만든 소녀상 제막식을 위해 전국을 다녔고 최근에는 미국 워싱턴 D.C.를 찾아 미 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채택 8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이 할머니는 자신의 나이도, 건강에 대한 염려도 잊었다. "요즘은 바빠서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르겠어. 다른 할머니들이 점점 세상을 떠나는 판국에 내가 더 열심히 다녀야지."
바쁜 활동 중에 최근 할머니의 심금을 울리는 일이 있었다. 광복절을 앞두고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무릎을 꿇은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의 진심 어린 사죄였다. 1998년 이 할머니는 당시 민주당 간사장이었던 하토야마 전 총리를 만나 "위안부 문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답을 듣기도 했다. "일본 정치인 중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게 그래도 희망적이야. 포기할 수 없는 이유지. 그래서 9월에 또 미국에 가고 조만간 일본도 갈 생각이야. 사과를 받을 수 있다면 어디든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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