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과 재건축에는 10여 년간 시장 상인 등 당사자들 사이에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다. 이런 배경 탓에 일각에서는 대구시의 이번 결정이 여러 이익집단 가운데 어느 한 곳의 손을 들어준 정치적 결정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대구도매시장은 1988년 10월 북구 매천동 일대 16만6천693㎡ 부지에 개장, 2015년 현재 9만8천473㎡ 규모 상가에서 100여 명의 중도매인이 과일'채소'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연 거래량 전국 3위(2011년 49만1천564t) 규모의 도매시장이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청과물만 대구시 총 소비량의 87.8%에 달하는 등 전국의 자금과 물류가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2013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대구도매시장은 ▷저온저장시설'물류 집배송장 등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고객을 위한 편의'주차시설이 부족한 등 노후 시장의 단점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시장 내 시설별 부하량을 봐도 경매장'저온저장고'주차장이 각각 전국에서 두 번째로 협소하고, 중도매인 점포 면적도 전국 9위에 그쳤다.
이런 이유로 2007년 시장 이전 문제가 불거진 이래 지역 정치인들과 지역민들은 대구도매시장을 자기 지역에 유치해 상권 활성화를 꾀하거나, 이를 내보내고서 이전터 개발을 이끌어내고자 갈등을 이어왔다. 자기 터전의 농수산물 도매지역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이들 또한 시장 존속을 요구하고 있다.
2년 전 대구 달서구 한 시의원이 "대구시의 도매시장 이전 추진 의지가 불분명하니 시장을 수성구 구름골로 이전하자"고 주장하자, 북구를 지역구로 둔 다른 시의원은 "아직 연구 용역이 진행 중이니 공식 석상에서 개인 의견을 피력하지 말라"며 유감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대구도매시장 상인끼리도 연일 갈등을 빚고 있다. 시장 진입로 인근 상인들은 "지금도 충분히 영업하기 좋다"며 이전을 반대한다. 반면 시장 안쪽 상가 상인들은 "가뜩이나 접근성도 낮은데 주차 공간과 점포 규모를 키울 기회마저 빼앗지 말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구시에 "시장 이전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요구한다. 북구 팔달동 한 주민은 "대구시는 오랜 갈등의 주체 중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줘선 안 된다. 시장 여건과 지역경제 개선만을 고려해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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