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시의 갈팡질팡 행정에 혼란만 커진 농수산물도매시장

대구시가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과 재건축 방안을 놓고 혼선을 빚으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는 당초 시장 이전을 공언해왔으나 최근 재건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도매시장 상인과 인근 주민'상인 간 갈등과 불만이 커지는 등 또다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전과 재건축 가운데 어느 방안이 더 타당하고 현실적인지는 성급하게 결론 낼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대구시가 민감한 현안에 대해 계속 전략 부재를 드러내면서 행정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당초 시의 방침은 도매시장 이전이었다. 2013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용역 연구 결과에 따라 시설 현대화 등을 위해 시장 이전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최근 부지와 예산 확보 문제가 불거지자 별도의 연구원에 용역을 맡겨 재건축이 타당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인데다 보고서 내용도 전부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이전 부지 확보와 예산 문제, 3호선 개통에 따른 주변 교통환경 개선 등을 이유로 재건축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오락가락 정책이 시장의 발전과 상권 활성화 등을 기대하는 상인과 시민에게 혼란과 갈등을 더욱 키운다는 점이다. 그동안 동구 반야월 연료단지나 달성공원 이전 등 현안을 놓고 시가 해당 업체나 이전 대상지의 민원 등 눈치만 살피고 차일피일해온 것을 볼 때 이번 도매시장 문제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행정 리더십의 부재로 일이 더욱 꼬이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만 높아졌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방침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고 보다 현실적인 방안은 없는지 다각도의 재검토도 필요하다. 그러려면 현안에 대한 시민 의견과 이해 당사자를 납득시키고 설득하는 것이 우선이다. 만일 예산 문제 등 행정상의 이유로 갈피를 못잡고 갈팡질팡한다면 방침 변경에 따른 혼란과 의혹만 부추기는 꼴이다. 대구시가 연구보고서에만 의존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먼저 지역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고 현 매천동 시장의 주변 여건과 지역 상권 활성화 등을 면밀히 판단해 보다 합리적 방안이 무엇인지 잘 조율해 결정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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