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일명 김영란법)이 추석 선물 풍속도를 바꾸고 있다. 기존의 고가 선물세트 대신 부담없이 선물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이나 햄'참치 등 가공식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시행령대로라면 앞으로 5만~7만원대 가격 이상을 선물할 경우 모두 현행법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백화점 등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에 판매된 선물세트 중 5만원 이하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12~13% 미만이었다. 그나마 5만원 이하 품목 중에는 신선식품보다 대기업이 판매하는 참치'햄세트와 샴푸 등 가공식품과 생필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추석을 앞두고 실시 중인 추석 선물 예약판매에서 5만원 이하 선물 제품들의 비중이 20%를 넘고 있다.
이로 인해 유통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김영란법의 본격 시행은 내년 9월 28일부터지만 예약판매 등에서 이미 한우'굴비 등 대표적인 고가 상품의 판매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표적인 인기 선물세트인 한우'굴비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25~30%가량 인상되면서 유통업체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한우의 경우 산지 농가의 사육두수 감소로 인한 도매가격 상승이, 굴비는 중국 어선들의 남획에 따른 어획량 감소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탓이다.
그 결과 청과 선물세트의 약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태풍'우박의 자연재해를 거의 입지 않아 가격대는 낮아지고 품질이 향상된 덕분에 법에 저촉되지 않는 가격대로 선물 구입이 가능해서다.
동아백화점은 올해 배 세트는 2만9천900원부터, 사과+배 혼합 선물세트는 4만4천원부터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도 25% 이상 내린 가격이다.
대구백화점도 지역 농산물을 선보이는 '우리 고장의 맛'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시한 '굿프라이스'에서는 우수한 품질의 5만원 이하의 선물들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 추석은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 여파로 건강상품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고, 김영란법 때문에 가격대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됐다. 기존 5만원대 공산품 선물 제품 외에도 신선식품 선물들도 다양하게 준비해 김영란법 파장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