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교섭단체대표 데뷔 연설에 나선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대기업 주도의 경제 성장에서 벗어나는 재벌 개혁,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중심으로 한 선거제도 개혁으로 맞서며 노동 개혁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주장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차별화했다.
이 원내대표는 시종일관 재벌 개혁을 강조했다. 연설문 제목도 '국민과 함께하는 개혁,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로 개혁 초점은 경제에 있었다. 그는 "대기업 중심의 수출 주도 전략, 규제 완화의 신자유주의 전략이 대기업 재벌만 키웠고 양극화를 심화시켜 국내 소비시장을 축소시켰다"며 경제민주화를 처방책으로 내세웠다.
또 그는 박근혜정부가 대선 때 제시한 경제민주화 공약이 겉돌고 있다고 지적하며 '경제민주화시즌 2'를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시즌 2는 재벌 해체나 경영권 박탈이 목표가 아니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재벌 체제에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대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라며 "4대 개혁에 재벌 개혁이 포함돼야 마땅하다"고 역설했다. 또 전날 김 대표가 재벌 개혁 필요성을 이야기한 것에 공감을 표하며 "여야가 손잡고 재벌 개혁을 시작해 이번 정기국회 내에 성과를 내자"고 제안했다.
그는 평의원 시절부터 재벌 개혁을 강조한 인물이다. 지난해엔 '삼성생명법'으로 잘 알려진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보험사가 자사 대주주나 계열사 유가증권 보유한도를 총자산 3%로 제한하고 있으나 이 원내대표가 발의한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주식 상당 부분을 처분해야 한다.
또 선거 제도 개혁엔 '독일식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했다. 김 대표는 전날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논의를 위한 대표회담을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에게 제안한 바 있다. 이 원내대표는 "저희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새누리당은 호남에서, 새정치연합은 영남에서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었다. 미흡하지만 지역구도를 해소하고, 국민의 표심이 정확히 반영되는 이 제도를 현행 의석 범위(300석) 내에서 도입해 우리 기득권을 포기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원래 여야의 생각이 같을 수 없는데 과거와 달리 그렇게 자극적인 부분도 없고 우리도 한번 생각을 해볼 만한 부분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재벌가 지배구조 개선과 제2롯데월드 특혜를 청문회에서 진상을 규명하자는 이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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