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개월 대졸 채용 전형 대성에너지, 결국 한 명도 안 뽑아

지원자 118명 전원 탈락시켜…탈락 여부·이유도 안 알려줘

대성에너지가 올 상반기 대졸 사원 공개채용을 실시하고서 지원자 118명을 전원 탈락시켜 지원자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대성에너지 측은 경영 상황이 나빠져 신규 채용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만 39세 이하 청년 노동단체인 대구청년유니온의 3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월 21일 한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는 '대성에너지 갑질, 지원자 전체 탈락'이라는 제목의 글이 등록됐다.

해당 글 작성자는 "3개월 동안 대성에너지 입사를 준비하고 서류'면접전형에 응시한 118명의 지원자를 이유없이 전원 탈락시켰다. 탈락 여부와 이유도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고 했다.

대성에너지는 지난 4월 중순 서류전형을 시작으로 7월 8일 전형 결과 발표 예정일까지 약 3개월간 공채를 진행했다. 지원자 중 10여 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예정된 날짜에도 채용 결과를 공지하지 않았다. 이에 지원자들이 문의하자 대성 측은 "소수의 합격자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최근 대구청년유니온이 확인한 결과, 채용 자체가 취소돼 모든 지원자가 탈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이 예상치 못한 전형이 추가됐다는 의혹도 나왔다. 작성자는 '당초 공개된 채용 전형 일정은 서류전형과 1, 2차 면접이었다. 그런데 2차 면접 이후에 난데없이 영어 PT 면접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대성에너지 측은 "지원자들의 다양한 능력과 순발력을 알아보고자 다른 기업의 채용전형처럼 영어 자기소개를 시켜 봤을 뿐"이라고 했다.

3일 오전 대구청년유니온은 대구 남구 대명동 대성에너지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측에 지원자들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대구청년유니온은 "대성에너지는 2010년 이후 5년 동안 단 21명만 채용하는 등 지역 고용창출에 전혀 기여하지 않았으므로 '희망고문(괜한 희망을 주고서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을 비꼬는 말)상'을 수여한다. 지역 인재 고용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대성에너지 한 관계자는 "도시가스 공급기업은 국제 유가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지난 6월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경영 악화가 예상돼 7월 초 신규 채용 계획을 취소했다"며 "수개월 동안 전형을 위해 고생한 지원자들의 기대를 저버린 데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사과드린다. 앞으로 채용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경제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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