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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 삶도 숙제를 축제처럼, 몸통은 인문학이다…『물음표에서 느낌표로』

한준희 장학사가 대구시교육청
한준희 장학사가 대구시교육청 '한 도시 한 책 읽기' 선포식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물음표에서 느낌표로/한준희 지음/싱긋 펴냄

학교 교육의 목표는 무엇일까. 무엇이 좋은 교육일까. 우리가 새로운 교육의 필요성과 가치를 인정하고 있음에도 실천하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지은이 한준희는 20년간 고등학교 국어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대구시교육청 장학사가 되어 '바른 교육정책 만들고 추진하기'에 골몰하는 사람이다.

이 책 '물음표에서 느낌표로'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물음표로 시작되지 않은 느낌표는 큰 도움이 안 된다'로 요약할 수 있겠다. 아이들 스스로 궁금증을 갖고 질문하도록 이끌지 않고, 무조건 '정답'을 제시하고,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방식은 교육적으로 효과가 낮을 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마저 축소한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아이들이 경쟁해야 하는 것은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서다.(우리가 공부하는 궁극적인 이유를 따져보면 분명하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꿈이 만드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본래의 자리로 교육은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끊임없이 자신과 또 타인과 접속하고, 서로 횡단하면서 그 속에서 자기 삶을 창조하는 길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자유롭게 꿈꾸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는데, 우리 교육은 '저 멀리 꿈이란 게 있다. 아직 어린 너는 모른다. 그러니 어른인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해라. 그러면 행복해질 것이다. 앞도 뒤도 쳐다보지 마라. 곁눈질하지도 마라. 앞으로만 달려가라'고 강요한다는 것이다.

삶은 생명이 다할 때, 또는 이 세상을 떠난 뒤에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위대한 영웅들은 떠난 뒤의 평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지은이는 삶은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며 매 순간 충실하고 아름답게 살라고 말한다.

'성적은 중요하다. 그러나 성적은 존중, 책임, 협동, 사랑, 감사, 용기 등과 함께 가야 한다.(학업성적) 평가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현재의 인식구조를 바꿀 수 없다면 평가의 과정과 조건을 달리해야 한다. 나아가 인재의 의미도 바꾸어야 한다. 미래의 인재는 단순히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유'무형으로 떠도는 무한한 지식 중에서 의미 있는 지식을 선택하고 자신만의 지식으로 만들면서 통합하고 재창조하는 사람이 미래의 인재다. 교육의 현실적 목표가 인재양성이라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지금 던져야 한다.'

지은이는 '교육의 몸통이자 근본은 인문학'이라고 강조한다. 선대가 후대를 가르치고 이끄는 궁극적 이유는 인간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생명을 사랑하고, 생태를 걱정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생각하고 배려하고, 민족을 걱정하며, 나아가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그러니 인문학은 결국 인간성 운동이다.

그러나 현실은 인문학 역시 입시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는 느낌이다. 지은이는 "미래의 더 나은 경제를 준비하기 위한 인문학, 없던 것을 상상하고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인문학은 인문학을 더욱 어렵게 한다"며 "경제적 효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삶은 숙제일까, 아니면 축제일까?' '공부는?'

삶은 누구에게나 숙제가 되기도 하고, 축제가 되기도 한다. 학생들에게 공부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지은이는 "나는 분명하게 깨달았다. 숙제와 축제는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 어떻게 호흡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함께 걷는 사람들이 있기에 숙제와 축제는 '이음동어', 즉 축제 같은 숙제가 된다"고 말한다. 공동체 속에서 서로를 배려하며 함께 걸어갈 때 삶은 축제가 된다. '학교 교육의 목표'는 숙제를 축제처럼 행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은이 한준희는 대구시교육청 장학사로 독서교육과 인문학 정책을 담당하고 있으며, '통합교과논술 해오름' '통합교과논술 이바돔' 등 논술 관련 자료와 '책 쓰기 꿈꾸다' '13+1' 등 책 쓰기 관련 책을 펴냈다. 문학기행 책으로 '문학의 숲으로 떠나는 여행'이 있다. 306쪽,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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