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달구벌 7천 년 역사탐방길

현대는 문화유산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는 시대다. 이 때문에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문화유산 발굴에 많은 노력을 쏟는다. 이와 함께 과거 유명인사나 연예인 등 조금이라도 연고가 있으면 옷을 입히고 색칠해 문화콘텐츠로 키운다.

이러한 문화콘텐츠는 그 자체만으로 관광객을 그러모으는 힘이 있을 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소재를 찾아냄으로써 새로운 역사를 알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또한, 지자체나 정부의 지원을 받아 좀 더 효과적으로 그 콘텐츠를 개발하고 보존하는 기능도 한다. 대구만 해도 근대골목이나 김광석 길, 사문진 나루터 등은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큰 사업비를 들이지 않아도 충분한 경쟁력이 된다는 것을 보인 좋은 사례다.

팔공산에서 시작해 북구 동서변동을 지나 금호강으로 합류하는 동화천의 생태하천화를 주창해 관심을 끌었던 이헌태 북구 구의원이 문화콘텐츠 재발견과 관련한 역사탐방길 개발을 제안했다. 동구와 북구에 걸친 문화유적과 자연을 이어 만든 '달구벌 7천 년 역사탐방길'이다. 개발이 더뎠던 탓에, 그리고 유적이 꽤 많이 있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에 산뜻하고 참신하게 보인다.

이 구간은 북구 동변동, 연경동, 동구 지묘동, 불로동을 지나 다시 북구 검단동, 서변동으로 돌아오는 20여㎞다. 이 안에는 선사시대(서변동 선사유적 전시관)부터 삼국시대(봉무토성, 불로동 고분군, 지묘동 신숭겸 장군 유적지), 고려시대(연경동 천년 느티나무), 조선시대(동변동 서계서원, 연경서원, 광해군 태실, 검단동 압로정) 등 수천 년의 세월에 걸쳐 서로 다른 모습을 한 우리나라 역사가 담겨 있다.

또, 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금호강 자전거 길과 자연생태하천으로 개발 예정인 동화천, 금호강 구름다리까지 들어 있다. 이 구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이 길은 역사와 아름다운 경치를 함께 즐길 소재가 어느 곳보다 풍부하다"며 "걷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면 차를 이용한 탐방길로 개발해도 경쟁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의원의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다고 보는 것은 이런 제안은 많으면 많을수록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이야깃거리가 될 만한 소재가 많다. 중요한 것은 누가 이 흩어진 구슬을 모으고, 꿰어 목걸이로 만드느냐는 것이다. 하나의 제안인 만큼 행정이 화답할 차례다. 동구청과 북구청, 그리고 대구시의 긍정적인 검토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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