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적 부진 돌파" 코스닥 기업들 새 주인 찾기 분주

최대주주 지분 팔거나 유상증자, 주식양수도 공시·검토 기업 12곳

중국 증시 회복에 힘입어 코스피가 나흘 만에 강한 반등 장세를 보인 9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거래업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증시 회복에 힘입어 코스피가 나흘 만에 강한 반등 장세를 보인 9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거래업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닥 기업들이 잇따라 새 주인 찾기에 나서면서 주식시장에도 '새 주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대주주 지분을 팔거나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주인이 바뀌는 사례가 늘면서 관련주들도 덩달아 상승세다. 인수 후 자금을 조달하게 되면 경영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어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한 주식양수도 계약(이하 주식양수도 계약)을 공시한 코스닥 기업은 약 8곳에 달한다. 최대주주 보유 주식을 넘기는 사실상 인수 절차인 셈이다.

미동전자통신은 이달 1일 중국계 펀드 상해 유평 인베스트먼트와 250억원에 주식 357만 주를 매각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SK플래닛과 자회사 SK컴즈의 지분 51%를 신주 28.5%와 교환하기로 했다. 이후 이달 2일 SK컴즈 지분 51%를 취득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틀 뒤에는 동양시멘트 매각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삼표 컨소시엄이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고 5천900만여 주를 약 7천943억원에 사기로 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IHQ는 유상증자로 투자금액을 늘렸다. 이오에스이엔지는 엔에스브이의 약 12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지난달 24일에는 이 회사 최대주주와 142억6천만원 규모의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검토 또는 추진 중이라고 밝힌 코스닥 기업도 4곳이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2일 최대주주인 코너스톤글로벌인베스트먼트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에이모션과 넥스턴'씨엔플러스 등도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을 추진 또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을 추진하는 업체들의 공통점은 최근 실적이 예상보다 낮았다는 점이다. 씨그널엔터는 2013년과 지난해 각각 약 15억5천만원, 46억3천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영업손실이 36억3천만원가량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SK컴즈의 경우 2000년대 초만 해도 싸이월드'네이트온이 인기를 끌었지만 올 2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결국 SK의 품을 떠나게 됐다.

동양시멘트는 2013년 대주주인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이후 꾸준히 매각 작업을 벌여왔다. 같은 해 에이모션은 테스를 인수해 공장자동화정비(M&E) 부문 사업을 펼쳤지만 올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예상 외의 실적 악화로 결국 공장자동화정비 부문을 떼어내고 이 사업 부문을 인수할 사업자를 물색 중이다.

매각 이슈에 힘입어 일부 업체 주가는 상승하며 높은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중국 거대 자본과 연결고리를 만든 업체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미동전자통신과 씨그널엔터는 매각 관련 공시를 낸 후 주가 상승폭이 각각 57.8%(1~9일), 42.8%(1~9일)에 달한다. 2일에는 2개 업체 모두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일부 업체는 주가가 하락했다. SK컴즈는 인수 소식 이후에도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주식양수도 계약 공시 이후 낙폭을 늘려 20% 가까이 떨어졌다. 동양시멘트도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하락했다. 에이모션과 엔에스브이 역시 매각 이슈가 발생했음에도 반등을 이끌지 못하고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신한금융투자 정연준 시지부지점장은 "최대주주가 바뀐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실질가치와 실적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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