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엄마, 보고 싶어요] 31년 전 프랑스로 입양 김윤정 씨

'옥풍슈퍼' 앞에서 마지막 안녕¨"부잣집 보내달라" 글귀

작은 사진은 발견 당시 김윤정 씨.
작은 사진은 발견 당시 김윤정 씨.

31년 전 프랑스로 입양된 김윤정(셀리에 안느'32) 씨는 낳아주신 부모님이 그리워 고향인 대구를 방문한 게 벌써 두 번째다. 김 씨는 1984년 2월 24일 중구 남산1동 613번지 당시 '옥풍슈퍼' 앞에서 발견됐다.

김 씨의 옷가지에서는 친부모가 이름은 '김윤정', 생년월일은 '1982년 10월 27일'이라고 쓴 쪽지도 발견됐다. 쪽지에는 '형편이 어려워 아이를 이곳에 놔두니 부잣집으로 보내 달라'고 쓴 글도 함께 있었다.

김 씨는 남산2동 파출소에 한동안 머문 뒤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가 운영하는 백합보육원에 보내졌고, 그해 8월 프랑스의 작은 도시 앙제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김 씨는 공부, 예체능 등 모든 방면에 다재다능했다. 주위에 동양인 학생이 없어도 학창시절에는 늘 인기가 많았다. 외국으로 입양된 이들이 흔히 느낄 수 있는 청소년기 정체성 혼란으로 힘들어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 공허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김 씨는 "어느새인가 뿌리를 찾아야 자아가 더욱 완성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부터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부모님은 어떤 분일지 궁금했다"고 했다.

김 씨의 한국 사랑은 그녀의 삶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김 씨는 마산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입양온 남편을 만났다. 3살, 9개월인 아들 둘도 가운데 이름을 한국식으로 지었다.

현재 프랑스의 한 대학교에서 조교로 일하는 김 씨는 다음 번에는 꼭 성장한 자녀 둘도 데려올 것이라고 했다.

연락처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053)659-3333.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