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 사업을 하는 처지에 오죽하면 민원까지 제기했겠습니까?"
대구의 한 건설사 대표는 얼마 전 몇몇 구청에 지역주택조합의 불법 현수막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요청했다. 월드컵대로, 달구벌대로는 물론 대구 도심 골목마다 이들 현수막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이후 주말 무렵 현수막은 일제히 자취를 감추었다. 걸리면 최대 1억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하지만 약발(?)은 얼마 가지 못했다. 스멀스멀 불법 현수막은 다시 나붙기 시작했다.
불법 현수막이 대구 도심을 뒤덮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지역주택조합이 경쟁적으로 조합원 모집에 나서면서 생긴 그림자다. 대구에선 현재 20여 개의 지역주택조합이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옥외광고물관리법에 따르면 시장'군수'구청장으로부터 허가받지 않은 광고물 설치 시 4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내거나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갈수록 교묘해지는 수법과 걸려도 좋다는 배짱에 현수막 난립은 좀처럼 숙지지 않고 있다.
요즘에는 단속이 뜸한 시간을 피해 주말만 '반짝' 내거는 '게릴라 현수막'과 급기야 매일 밤부터 새벽까지 도로를 점거하는 올빼미 현수막도 등장했다.
지역주택조합 조합원 모집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A씨는 "불법 현수막을 붙여 조합원을 한 명이라도 모집하면 수수료를 수백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현수막 탈부착 대행업체까지 생겨났다. 포털사이트에 '게릴라 현수막'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카페 등을 포함해 홈페이지 수십 개가 검색될 정도다.
취재기자가 한 대행사에 문의했더니 "단속이 드문 시간을 틈타 현수막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 달 수천 장 계약을 하면 구청 과태료까지 내 주겠다"며 일을 맡겨달라고 했다. 불법 현수막은 가로 5m, 세로 90㎝ 기준, 탈부착만 장당 1만5천원 정도다.
대구시도 칼을 빼들었다.
시는 구'군들과 함께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정비 위주의 단속에서 불법행위에 대한 행정처분(과태료 부과)으로 단속 강도를 높인다. 시는 아파트 분양광고 현수막의 경우 현수막 설치자와 광고주, 관리자 모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고, 특히 장당 최대 500만원을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올해 상반기에만 불법 유동성 광고 1천370만 개를 정비했으며 5억9천여만원의 과태료를 매겼다.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