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리 우체통 '철거' 대구경북 1702개 뿐

석달 간 편지 한 통도 없으면 폐기

대구경북 거리에서 우체통도 사라지고 있다. 대구경북에 설치된 우체통은 지난 2013년 2천364개에서 지난해 1천823개로 크게 줄었고, 9월 현재 1천702개만 남았다.

경북지방우정청은 사실상 철거에 나서고 있다. 설치 대수에 비해 이용자 수가 미미해 세금 낭비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집배원은 평일 1, 2회 우체통을 찾아가 편지를 수거한다. 편지 수거량은 우체통마다 매일 2, 3통 정도에 불과하다.

우체통에 편지가 없어 집배원이 허탕을 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우정청의 설명이다. 실제 경북우정청이 폐기한 우체통 662개는 실적이 저조한 우체통들이다. 석 달 동안 한 통의 편지도 받지 못할 경우 폐기 대상에 오른다. 우체통이 쓰레기통으로 전락한 것도 골칫거리다. 우체통에 휴지, 과자 봉지부터 음식물까지 들어 있어 집배원의 업무를 배가시킨다.

경북우정청 관계자는 "유명무실한 우체통이 철거되면 인력 낭비를 방지할 수 있을뿐더러 고철 판매로 인한 수익금을 우정청 자산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했다.

우체통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했지만 새로 생긴 곳도 있다. 지난 2013년 대구 근대골목에 '느린 우체통'이 처음 등장한 이래 꾸준히 늘고 있다. 대구경북에만 지난해 15개, 올 들어 21개가 새로 생겼다. 느린 우체통은 무료로 제공되는 엽서나 직접 가져온 엽서에 사연을 적어 우체통에 넣으면 6개월이나 1년 뒤 적어둔 주소로 배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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