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또 軍 사고에…중학생 부모 "어느 부대가 안전한 지 미리 수소문"

50사단 앞 몰려든 부모들 울먹 "우리 아들 무사한가" 확인 요청

11일 오후 1시 대구 50사단 앞. 이 부대에서 이날 오전 훈련 도중 수류탄 폭발사고가 난 직후였다.

지난달 아들을 입대시킨 김모(49) 씨가 창백한 얼굴로 군 관계자에게 "아들이 괜찮은지 확인 좀 해달라"며 울먹였다. 그는 "오늘 아침에 홈페이지를 통해 아들이 수류탄 훈련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 뉴스를 보고 깜짝 놀라 달려왔다"며 "시국이 불안할 때 입대해 걱정이 앞섰는데 사고가 터져 정신이 아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무사하다는 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발걸음을 돌렸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군 사고에 자녀를 군에 보낸 부모들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지난달 아들을 군에 보낸 이모(51) 씨는 "아직 아들이 신병 교육을 받고 있는데 아침에 눈을 뜨면 홈페이지에 들어가 오늘은 무슨 훈련을 하는지 확인하는 게 일이다. 사격이나 수류탄 같은 위험한 훈련을 하는 날에는 온종일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자녀를 군에 보낸 부모들이 만든 한 인터넷 카페에도 걱정하는 글이 올라왔다. 한 어머니는 "사고 뉴스를 접하자마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며 "이래서야 남은 기간을 어떻게 마음 놓고 기다리겠느냐"고 토로했다. 자녀를 군에 보내야 하는 부모들도 심정은 마찬가지. 중학생 아들 두 명이 있다는 조모(44'여) 씨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어느 부대가 가장 안전한지 수소문하고 있다. 정말 마음 같아서는 아들을 군에 안 보내면 좋겠다"고 했다.

상당수 부모는 "훈련 중에 굳이 진짜 수류탄을 써야 하느냐"며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20일 아들이 군에 입대한다는 박모(52) 씨는 "진짜 수류탄 훈련을 하려면 사고가 나지 않게 철저히 관리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훈련용 수류탄을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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