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50사단의 수류탄 폭발 사고와 관련, 수류탄 결함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유족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수류탄 폭발 사고가 발생한 11일 오후 5시쯤 사고로 숨진 김원정(27) 중사와 부상당한 손모(20) 훈련병 등 피해 군인들의 가족은 사고 현장을 검증한 뒤 수류탄 불량 가능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유족들이 김 중사의 시신을 살펴본 결과 몸에 박힌 100여 개의 파편 상당수가 상반신 쪽에 집중돼 있었고, 양손에 파편 관통상이 있었다는 것이다. 유족들은 "수류탄 투척 훈련에서는 교관이 훈련병의 손을 잡고 있다가 던지기 직전에 손을 놔주는데, 아마 손을 잡고 있거나 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수류탄이 터진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동시에 투척 지시를 받은 다른 참호에서 던진 수류탄의 경우 사고 참호에서 '펑' 소리가 난 뒤 한참 뒤에 터졌다는 증언이 나온 것도 손 훈련병의 손에 있던 수류탄이 3~7초라는 폭발 시간 전에 터졌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사고 현장인 참호의 뒤편 벽에 폭발한 수류탄의 파편이 튄 흔적 수십 개가 있는 것도 수류탄 결함 가능성의 증거라는 게 유족들의 얘기다. 손 훈련병의 신장이 179㎝인 점을 고려해 178㎝인 병사가 참호에 서서 레이저 포인터를 들고 수류탄 투척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던지려고 손이 뒤로 젖혀진 상태에서의 파편 흔적과 포인터가 일치했다는 것.
한 유족은 "군에서 파편 흔적 둘레를 선을 그어 표시해뒀는데 대부분이 아래쪽이 아닌 위쪽에 있었다"며 "수류탄이 바닥이 아닌 들고 있는 상태에서 터졌다는 증거"라고 했다.
육군은 이번 사고와 관련, 모든 수류탄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방기술품질원, 탄약지원사령부, 관련 업체 관계자도 조사에 참여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고 했다.
또 육군은 이번 '사고 수류탄이 지난해 탄약지원사령부로부터 결함 판정을 받은 수류탄'이라는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이번에 터진 수류탄과 지난해 결함 판정을 받은 수류탄은 로트 번호(생산연도와 생산라인 등을 문자'숫자로 표기한 것)가 다르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사고를 수사 중인 육군 중앙수사단은 이르면 14일쯤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중앙수사단은 수류탄의 제조 결함에 따른 폭발인지, 훈련병의 조작 미숙으로 인한 폭발인지 여부에 대해 중점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구시내 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손 훈련병은 부상당한 오른쪽 손목 지혈 및 얼굴'목에 튄 파편 제거 등 수술'치료를 받았고, 14일 일반병실로 옮겨질 예정이다. 또 사고 참호 근처에 있다가 다리와 팔에 파편상을 입은 박모(27) 중사도 일반병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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