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보건대학교 물리치료과 1학년 김세웅(35)'유근창(30) 씨, 치기공과 2학년 김민수(38) 씨 등 3명은 4년제를 졸업하고 전문대에 재입학한 만학도들이다. 이들은 4년제 졸업 후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다가 자신의 꿈과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 끝에 '학력 유턴'을 결심했다.
수도권 4년제 대학의 MBA 출신인 김세웅 씨는 7년간 금융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했다. 안정된 직장생활을 했지만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판단에 진로를 바꿨다. 김 씨는 "향후 많은 직종에서 컴퓨터가 사람을 대신하겠지만 손으로 치료하거나 사람을 직접 보살피는 일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후 물리치료에 관심을 갖고 수개월 동안 스스로 공부한 후 전통과 교수진 등을 보고 대구보건대를 선택했다.
유근창 씨는 4년제 법학과를 졸업하고 3년간 직장에 다녔다. 대한축구협회 3급 심판 자격까지 보유할 정도로 축구를 즐기는 유 씨에게 평범한 직장생활은 무언가 부족했다. 그는 축구를 하는 동안 많은 동료가 부상을 입는 것을 보고 그 원인과 치료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이후 물리치료에 관심을 갖고 사설학원에서 6개월간 스포츠재활을 공부했다.
김민수 씨는 4년제 화학과를 졸업하고 5년 동안 기계 업체에 근무했다. 직장생활 중 소재를 구상하고 제작하는데 흥미를 느낀 김 씨는 치과기공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다니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무작정 치과기공소에 입사해 허드렛일부터 배웠다. 자신의 적성과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1년여의 경험 끝에 김 씨는 대구보건대 치기공과에 입학했다. 배우자와 자녀가 있어 진로를 바꾸기 힘들었지만 가족의 응원으로 힘을 냈다.
대구보건대는 대졸 이상 고학력자들이 가장 많이 유턴하는 전문대 가운데 하나이다. 대구보건대에 따르면 2016학년도 수시 1차 대졸자 모집전형에서 11일 현재 지원자는 132명으로 나타났다. 대학 측은 24일 원서를 마감하면 지난해 256명보다 대폭 상승한 300명 이상이 지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학과별로는 간호학과 54명, 물리치료과 19명, 방사선과 7명 등 취업에 유리한 보건계열학과에 대거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보건대 최영상 입학처장(소방안전관리과 교수)은 "청년실업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문취업과 창업에 유리한 보건계열에 고학력자가 몰리고 있다. 수시와 정시 모집을 합쳐 매년 600여 명의 학력 유턴자가 입학한다"며 "최근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미해지면서 고학력자들이 자신의 진정한 꿈을 찾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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