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세계가 부러워하는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한글이 그렇고 김치가 그렇듯 가장 한국적인 것에 놀라워하는 것 같습니다. 그중 또 하나가 있습니다.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여 1990년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율로 선정도 되었고,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도 2012년 지정된 '아리랑'입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우리 민족이라면 이 노래 가사를 모를 리 없습니다. 어린아이도 따라 부를 만큼 우리에게 아리랑은 민족의 노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 이 노래를 애국가로 생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오랫동안 입으로 전해지며 민중의 애환을 달래준 노래입니다.
아리랑은 빠르게 부르면 신나는 노래가 되고, 느리게 부르면 한없이 슬픈 노래가 되는, 신기하고 알 수 없는 매력을 가진 노래입니다. 얼마 전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경북 환타지 아리랑' 공연에 대본 작업과 함께 배우로도 참여했습니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외세의 침략에 의해 잃어버린 나라와 민족의 혼을 되찾으려는 우리 민족의 의지와 호국정신에 대하여 환웅의 이야기, 전봉준 이야기, 청산리 전투 독립군 이야기, 위안부 소녀와 강제징용 그리고 남은 가족의 이야기를 공연 사이사이에 가미해 우리 전통예술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부각시키고, 천년을 이어온 한반도 민족의 혼인 아리랑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는 프로젝트 공연입니다.
공연에 참여하면서, 지역마다 아리랑 노래가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경산아리랑, 상주아리랑, 칠곡아리랑, 울릉도아리랑 등 각 지역마다 지역 정서를 반영한 아리랑이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궁금한 마음에 좀 더 알아보니 아리랑은 전국에 고루 분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널리 퍼져 있어서 이른바 '독립군아리랑'을 비롯하여 '연변아리랑' 등의 이름이 쓰이고 있을 정도이며, 멀리 카자흐스탄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교포들의 아리랑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영화 '서편제'에는 5분여의 롱테이크(긴 장면을 편집 없이 한 번에 찍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의 백미는 주인공 3명이 긴 길을 걸으며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것입니다. 주인공의 애절한 소리로 노래한 민족 고유의 황토색 짙은 장면이라 많은 사람의 기억에 새겨진 장면입니다.
저는 순혈주의자는 아니지만 이 노래 앞에서는 '민족'이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됩니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혼이고, 민족의 정서를 대변하는 노래입니다. 민족의 마음을 하나로 엮을 노래를 가진 것에 대한 고마움을 알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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