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산병원 전산망 2시간 '다운'…공포에 떤 환자들

전산 정보 시스템에 장애…예약 확인·접수 마비, 조회 안돼 진료·수술 못해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의 전산 시스템이 한때 마비돼 진료 접수부터 수술까지 전 과정이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14일 오전 8시 30분쯤 동산병원의 전산 정보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다. 전산망 가동이 중단되면서 예약 확인과 접수는 물론, 진료와 수술 등 모든 시스템이 마비됐다.

특히 환자의 개인 정보는 물론, 병명과 진료 기록 등 각종 의료 정보 조회가 불가능했고, X-선이나 MRI 등 영상기록 등을 전자의무기록(EMR)으로 조회할 수 없어 수술까지 중단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예약 시간에 맞춰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약속된 시간에 진료를 받지 못해 큰 불편을 겪었다. 병원 측은 행정직 직원까지 대거 동원해 전산 장애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진료 예약 시간 변경을 안내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동산병원의 하루 평균 외래 환자는 3천 명이 넘는다.

진료과 앞에 장사진을 이룬 환자들에게는 의료진이 직접 나서서 양해를 구해야 했다. 응급실 의료진들은 수기로 환자들의 정보와 의료기록을 작성한 뒤 응급처치에 나서기도 했다.

수술을 기다리던 환자들도 기약 없이 전산 복구를 기다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병원 측은 부분 마취나 국소 마취 환자들의 수술만 진행하고, 전신 마취 환자들의 수술은 전산 시스템 복구 이후로 미뤘다. 동산병원의 하루 수술 환자는 평균 50명이 넘는다.

마비된 전산망은 2시간 만인 오전 10시 40분쯤 복구됐다. 이날 전산망 장애는 디스크 장애로 추정된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환자들의 정보를 담고 있는 메인 디스크에 오류가 발생해 작동이 중단됐고, 비상시에 대비한 예비 디스크로 복구되는 과정에서 또다시 장애가 발생했다는 것.

환자 기본 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 접근이 불가능해지면서 가장 중요한 전자의무기록을 조회하지 못해 환자 진료에 차질을 빚었다는 게 병원이 밝힌 이유다. 동산병원은 지난 2005년 전 병동의 환자를 대상으로 전자의무기록을 도입했다.

병원 측은 이번 전산 장애가 해킹 등 외부 공격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전산망 자체가 인터넷 등 외부와 연결되는 전산망과 내부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망이 물리적으로 완전히 분리돼 있어 침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동산병원 관계자는 "진료가 몰리는 월요일 오전에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는 바람에 환자들의 불편이 컸지만 우려했던 것보다는 빠르게 복구했다"면서 "전산망 마비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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