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담실에서-가정여성] 음주·외박 잦은 아내에 사소한 폭력 행사했는데 이혼소송 제기해와

◆고민: 50대 재혼남입니다.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이혼을 하고 혼자서 딸을 키우며 살고 있었고, 저 또한 3번 이혼 후 혼자 딸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저는 내성적이고 깐깐한 사람이지만, 아내는 마음이 착하고 융통성이 있고 성격이 활발한 사람입니다. 친구처럼 술도 한 잔씩 하면서 저의 단점을 보완하여 재미있게 살 수 있을 것 같았고, 특히 저의 딸을 예뻐하면서 친딸처럼 잘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마지막 결혼이라 생각하며 선뜻 결혼해서 늦둥이 아들도 낳았습니다.

그러나 결혼생활은 제가 생각한 것과 너무나 달랐습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아내는 감정 기복이 심하고 집안 살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또한 술과 외박, 경계 없는 대인관계(나이트클럽 부킹 등)는 도를 넘었습니다. 더더욱 참을 수 없는 것은 아내가 아이들을 챙기는 것은 고사하고, 술을 마시면 아이들 앞에서 "네 자식, 내 자식" 차별을 넘어서 "계모의 진가를 보여 주겠다"는 말까지도 서슴없이 합니다. 어린 제 딸이 불쌍해서 저도 가끔씩 화를 내면, 아내는 오히려 아이들 앞에서 소리를 지르며 "XX 꺼져! 니 새끼 데리고 나가!"라고 합니다. 그러면 저도 화가 나서 아내의 따귀를 한 대 때립니다. 이것도 폭력입니까?

최근에는 아내가 저의 얼굴과 온몸을 할퀴며 달려들어서 팔을 잡고 밀치다가 아내의 팔에 멍이 들었고 소파에 부딪쳐 갈비뼈가 부러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아내는 저를 경찰에 신고하고 또 이혼소송도 제기했습니다. 원인제공을 한 사람은 아내입니다. 법은 왜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만 봅니까? 왜 저만 나쁜 놈으로 매도합니까? 어쨌든 아내를 때린 나쁜 놈은 될 수 있습니다만 저는 어린 아들 때문에 이혼은 절대 못합니다. 이혼의 후유증이 얼마나 큰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가정을 지켜야 합니다. 도와주세요!

◆해법: 여러 번의 결혼 끝에 이번에는 행복한 가정을 끝까지 잘 유지해 보려는 귀하의 마음이 매우 간절해 보입니다. 더구나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결혼한 후 막둥이 아들까지 낳아 기르는 상황이라 가정을 깨겠다는 아내의 행동(이혼소송)은 귀하에게 얼마나 위협적이고 절망적인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반면 이전 결혼에서 내가 데려온 어린 딸과 아내의 딸, 그리고 두 분 사이에서 얻은 늦둥이 아들, 이 구성원 자체가 평범한 가정에서 대부분이 겪는 갈등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심리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이라 여겨집니다. 단순하게 부부 두 사람이 사랑한다는 감정만으로는 결혼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장벽이 너무 높다는 뜻입니다.

먼저 귀하 부부의 성격이 매우 다르며, 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며, 주변 가족을 비롯한 제3자들의 편견과 경제적 어려움 등 원만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극복해야 할 난관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아무튼 귀하는 지금까지 가정을 유지하기 위하여 열심히 생활비를 버느라 고생했고, 자녀들을 잘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이유를 불문하고 부부간의 폭력은 범죄행위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에 해야 할 것들을 우선순위로 요약한다면 첫째, 가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귀하의 당면과제가 귀하만의 뜻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유를 불문하고 현재의 아내는 더 이상 가정을 위하여 헌신하고자 하는 에너지가 없는 것으로 느껴지며, 복잡한 관계로부터 벗어나 홀가분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상황이라 생각됩니다. 동시에 부부폭력엔 결과가 중요하며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결국 가정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유지하고 싶은 사람이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일방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둘째, 귀하의 과거 결혼생활을 되돌아보며 '지금이 그때라면, 이렇게 할 텐데…' 하는 행동목록을 구체화합니다. 즉 구체적인 상황에서 상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에 앞서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나하나 적어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재혼하는 부부들을 만나면 대부분 '지금 이렇게 힘들게 참고 노력하는 절반이라도 과거 결혼에서 노력했더라면 이혼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말을 자주 듣기 때문입니다.

셋째,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서도 가정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할 의지와 용기를 가진 자신을 스스로 격려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먼저 진실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진정으로 변화한다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입니다.

◆해법 도출과정: 이혼은 심각한 사회문제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어떻게든 대화를 통해서 또는 자식을 위해서 참고 결혼생활을 지속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행복을 위한 자신의 의견이 분명하기 때문에 공동체 생활인 결혼생활을 장기간 지속하지 못하고 이혼을 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OECD 국가 중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이혼으로 인한 피해자는 무엇보다 자녀들입니다. 자녀들은 스스로의 선택이 아닌 부모의 결정으로 허허벌판에 던져지는 상황입니다. 특히 사례자의 경우처럼 여러 차례 이혼 결혼을 반복할 경우, 어린 아이들의 충격은 어른이 상상하는 이상입니다. 점점 증가하는 재혼 가정의 경우 고려해야 할 사항은 첫째, 부부 중 누가 더 가정을 유지하고자 노력할 의지가 있는지 파악합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허용되지 않음을 인식시킵니다. 부부란 크고 작은 두 톱니바퀴가 맞물려 있는 원리와 같아서 한쪽이 끊임없이 노력하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그 상대도 자연스럽게 변화에 동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무조건 참고 견디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자신의 이전 결혼의 체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목록을 분석하여 실천하는 것입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수정하는 것은 이미 자신이 체험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위대한 말보다 직접적이며 자신에게 적절합니다. 셋째, 지금까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수용하며, 미래의 가정 유지를 위하여 노력하고 용기를 잃지 않는 자신을 격려하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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