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달구벌 이글스. 멀리멀리 더 멀리 날아라.'
16일 늦은 저녁 시간, 대구시 중구 YMCA 100주년기념관 4층 주차장엔 완성을 눈앞에 둔 날개 길이 24m, 동체 8m의 비행기를 제작하는 앳된 소년들의 막바지 손길이 분주했다.
비행기 애칭과 동명인 '달구벌 이글스'란 팀명을 가진 이 소년들은 18일 전남 고흥군 고흥읍 고소리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소가 주관하는 '제3회 인간동력항공기경진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각자 맡은 비행기 동체 손질에 여념이 없다.
대회 출전을 총괄하고 있는 김상문 한국항공소년단 대구경북연맹 사무국장은 "올 6월 초 대회 출전을 준비하면서 방과 후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3개월이 넘도록 준비해 왔습니다. 1, 2회 대회 땐 설명회에만 참가했으나 올해엔 YMCA와 희망자전거제작소 등이 연합해 비행기 제작비 2천만원을 후원함으로써 첫 출전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달구벌 이글스는 최효준(대륜중 2년), 이재백(평리중 3년), 이동석(이곡중 3년), 심영빈(가창중 3년), 권민수(왕선중 3년) 군을 중심으로 홍일점 김나현(호산고 3년) 양과 이주영(한서대 무인항공기과 2년) 씨가 멘토가 되어 설계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직접 인간동력 비행기를 만들었다. 사전 서류심사를 거친 10개 팀이 체공 비행거리를 측정해 순위를 정하는 이번 대회에서 달구벌 이글스는 유일한 중등팀이다. 소년들과 멘토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항공소년단 대구경북연맹의 대원으로 활약하며 창공을 나는 파일럿이나 비행기 제작자로서의 꿈을 키워왔다.
경량 항공기 조종 면허 과정을 이수 중인 이재백 군은 "재료 만드는 것부터 모든 것이 처음이다 보니 잘해 내지 못한 것이 속상했고 늦게까지 작업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팀원들과 하나가 되어 목표를 향해 땀을 흘린 것이 무엇보다 다시 맛볼 수 없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이번 대회 준비 기간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 군은 이동석 군과 함께 달구벌 이글스를 직접 조종하고 동력을 전달하는 중임을 맡았다.
파일럿이 꿈인 최효준 군은 "어릴 적부터 꿈꿔온 비행을 달구벌 이글스를 통해 실현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면서 "이번에 팀원들과 비행기 제작을 하면서 비행기의 각종 구조에 대한 많은 지식을 터득할 수 있어 더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쳐냈다.
홍일점 김나현 양은 "고3이라 공부와 비행기 제작을 겸해 힘은 많이 들었지만 무선조종 비행기만 날리다가 직접 만든 비행기를 보니 가슴이 뿌듯하다"고 밝혔다. 김 양은 대학에서 항공정비를 전공하고 싶어 한다.
이들 외 심영빈'이동석 군도 비행기 제작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심 군은 드론 조종에 발군의 실력을 갖고 있고 권민수 군은 항공기 시뮬레이션 재능이 뛰어나다.
이번 대회에서 달구벌 이글스 외 나머지 9개 팀은 모두 항공기 관련학과 대학생들로 이뤄져 있다. 달구벌 이글스 팀이 톱으로 비행기 소재를 다듬는 동안 다른 팀들은 첨단기구로 소재를 재단했다는 후문이고 보면 대회 준비 현장의 열악함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달구벌 이글스가 갖고 있는 창공에 대한 열정은 그 어느 팀 못지않다.
비행기 동체 무게 40㎏에 조종사 몸무게를 합쳐 100㎏가 넘지 않는 선에서 사람의 힘으로 날아야 하는 인간동력 비행기. 18일 고흥군 고흥읍 고소리 벌판에서 창공을 향한 달구벌 이글스의 첫 비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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